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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석일시 잘못 적힌 소환장…대법 "피고인 불출석 판결은 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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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잘못 기재된 소환장에 의해 피고인이 재판에 출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판결은 위법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 사건 상고심에서 항소를 기각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21년 9월부터 2022년 8월까지 B씨에게 약 4억 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처음부터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고, 빌린 돈은 주식 투자 등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 규모도 크고 피해 회복도 상당 부분 이뤄지지 않았으며,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B씨가 낸 배상명령신청은 각하했다.

A씨가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인 광주지법 2형사부는 "원심의 형이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그러나 항소심이 형사소송법상 소환 절차 규정을 위반한 상태에서 판결했다고 판단했다. A씨는 항소심 첫 공판기일에는 출석했지만 2회 공판기일에는 불출석했다. 이에 항소심 재판부는 3회 공판기일을 지정하면서 A씨에게 소환장을 발부했고, A씨는 이를 주거지에서 수령하고도 정해진 날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사진=뉴스핌DB]

항소심 재판부는 형사소송법 제365조를 근거로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 조항은 피고인이 적법한 공판기일 통지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다시 정한 기일에 출정하지 않은 경우, 피고인의 진술 없이 판결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문제는 법원이 송부한 이 소환장 '출석일시'가 잘못 적혀 있었다는 점이다. 원래대로라면 '2025년 10월 29일 14:00'로 적혀 있어야 했지만, 광주지법이 A씨에게 보낸 소환장에는 앞선 공판기일인 '2025년 9월 24일 14:00'로 기재돼 있었다. 잘못 기재된 날짜는 실제 3회 공판기일이 아니라 이미 진행됐던 2회 공판기일 날짜였다.

대법원은 항소심 재판부의 소환장이 형사소송법 제74조에 정한 방식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형사소송법 제74조는 피고인 소환장에 피고인의 성명·주거·죄명·출석일시·장소 등을 정확하게 기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원심이 피고인에게 송달한 소환장은 '출석일시'가 잘못 기재돼 있는 것으로서 법률이 정한 방식에 따라 작성됐다고 할 수 없다"며 "소환장을 피고인이 수령했다고 하더라도, 형사소송법이 정한 적법한 방법으로 피고인의 소환이 이뤄졌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진술 없이 판결하려면, 피고인이 적법한 공판기일 통지를 받고도 2회 연속 정당한 이유 없이 출정하지 않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는 소환장에 출석일시가 잘못 기재돼 있어 이러한 '적법한 통지'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취지다. 

righ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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