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비록 경기 결과는 패배였지만, 한국 야구대표팀은 또 하나의 확실한 희망을 확인했다. 바로 김도영(KIA)이라는 젊은 타자의 존재였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C조 조별리그 경기에서 대만과 연장 승부치기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지만 결국 4-5로 아쉽게 패했다.
이날 대만 투수진은 한국 타선을 강하게 압박했다. 한국은 경기 내내 단 4개의 안타만 기록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그중 절반인 2개의 안타를 김도영이 만들어냈다. 단순한 안타 이상의 가치가 있는 타격들이었다.
김도영은 이번 대회에서 뛰어난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에서 열린 연습 경기에서도 꾸준히 안타를 생산했고, 오릭스와 한신을 상대로 한 평가전에서도 좋은 타격을 보여줬다. 이어 일본과 대만을 상대한 실전 경기에서도 안타를 기록하며 뜨거운 방망이를 이어가고 있다.
경기 초반 흐름은 한국에 불리하게 흘러갔다. 대표팀은 2회와 6회 각각 솔로 홈런을 허용하면서 1-2로 끌려갔다. 공격에서도 좀처럼 반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해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흐름을 바꾼 것은 김도영의 한 방이었다. 6회말 공격에서 선두 타자 박동원(LG)이 볼넷으로 출루해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김혜성(LA 다저스)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공격 흐름이 끊기는 듯했지만, 다음 타석에 들어선 김도영이 해결사로 나섰다.
김도영은 대만 두 번째 투수 린웨이언의 초구를 과감하게 공략했다. 시속 151.4km의 포심 패스트볼이 들어오자 지체 없이 방망이를 휘둘렀고, 타구는 힘차게 왼쪽 외야로 뻗어 나갔다. 타격 순간부터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큰 타구였다.
공은 그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갔고 비거리는 390피트(약 118.9m)로 측정됐다. 김도영의 역전 투런 홈런이 터지면서 경기는 단숨에 한국 쪽으로 흐름이 넘어갔다.
한국은 이 홈런 덕분에 3-2로 경기를 뒤집으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리드는 오래 가지 않았다. 8회초 2사 2루 상황에서 데인 더닝(시애틀)이 스튜어트 페어차일드에게 슬라이더를 던졌다가 2점 홈런을 허용하면서 다시 역전을 당했다.
그러나 김도영의 활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8회말 공격에서 2사 이후 김혜성이 쑨이레이를 상대로 볼넷을 골라내며 출루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김도영은 1볼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높은 직구를 강하게 받아쳤다.
타구는 외야 펜스를 원바운드로 때리는 장타로 이어졌고, 발이 빠른 김혜성이 홈까지 파고들며 한국은 다시 4-4 동점을 만들었다. 김도영의 결정적인 2루타가 또 한 번 팀을 구해낸 순간이었다.
김도영의 활약은 국제 야구 팬들의 시선도 사로잡았다. WBC 공식 계정은 김도영의 홈런과 장타 장면을 잇따라 소개하며 "김도영이 몬스터 샷을 날렸다", "또 한 번 멋진 플레이를 보여줬다"라고 극찬했다. 전 세계 야구 팬들이 그의 잠재력과 스타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날 김도영은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대표팀 공격을 사실상 이끌었다. 그러나 그의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경기는 4-4 동점으로 연장 10회 승부치기에 돌입했다. 무사 1·3루 상황에서 대만의 장군위가 스퀴즈 번트를 성공시키며 결승점을 만들어냈다.
한국도 10회말 반격에 나섰다. 무사 2루에서 공격을 시작한 한국은 1사 3루 동점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김혜성의 타구가 1루 땅볼로 처리되면서 홈으로 쇄도하던 김주원(NC)이 태그 아웃됐다.
이어 마지막 타석에 들어선 김도영 역시 범타로 물러나면서 결국 경기는 대만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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