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하나금융지주에 이어 하나은행도 소비자학과 교수를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지주와 은행 이사회에 나란히 소비자 전문가를 배치한 것으로 금융소비자 보호 기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이후 금융당국이 소비자 보호와 내부통제 강화를 요구하는 가운데 금융권 이사회 구성에도 변화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 이사회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주소현 이화여대 소비자학과 교수를 추천했다. 앞서 하나금융지주도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소비자 전문가인 최현자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를 추천한 바 있다.
신임 사외이사로 추천된 주 교수는 기존 사외이사였던 최현자 교수 후임이다. 임기가 만료되는 최 교수가 지주 사외이사로 이동하고 주 교수가 신임 이사로 합류하는 모양새다.
주 교수는 서울대 농가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버지니아공대에서 소비자경제와 가계제무설계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삼성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 인하대 소비자아동학과 부교수 등을 거쳐 현재 이화여대 소비자학 교수로 있으며 한국 FP학한국금융소비자학회 회장,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회 위원 등을 지낸 금융 소비자 보호 전문가다.
하나은행 임추위는 주 후보에 대해 "금융소비자보호 정책 및 제도에 대한 높은 실무 이해도를 갖추고 있고 소비자보호 분야의 전문성과 금융회사 사외이사 역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은행 이사회의 역량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 외 임기 만료 대상자인 전진규(경영), 권영선(행정), 김도진(금융), 최상태(회계) 위원은 재선임 후보로 추천됐다. 추천된 후보들은 이달 말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하나은행 사외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은 이사회 내 위원회 체계도 개편했다. 각각 기존 이사회에 설치된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회'를 '소비자보호위원회'로 변경하고 소비자 보호 기능을 명확히 했다. 기존 '리스크 관리' 중심이었던 소비자 정책을 '보호'로 확대한 것이다.
하나금융지주와 은행이 나란히 소비자학과 교수를 이사회에 배치하고 이사회 내 소비자보호위원회를 개편한 것은 최근 금융환경을 반영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금융소비자 보호와 내부통제 강화를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만큼 금융소비자 보호 역량 강화에 힘을 줬다는 평가다.
관련해 금융당국은 홍콩 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 이후 금융회사의 내부통제와 금융소비자 보호 체계를 보다 엄격하게 점검하고 있다. 특히 금융사 이사회 차원에서 소비자 보호 정책을 직접 관리·감독하도록 요구하는 기조가 강화되는 분위기다.
실제 금융감독원은 이날 원장 직속 최상위 자문기구인 '금융소비자보호자문위원회'를 출범하고 강도 높은 소비자 보호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금융사 전반의 소비자보호 이행 상황을 점검하는 실태평가 주기를 기존 3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고 은행권에 '포용금융 종합 평가체계'를 도입하는 등의 내용이다.
이 같은 소비자 보호 체계 마련 및 내부통제 강화 기조는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우리금융지주 또한 최근 금융소비자보호단체 대표로 금융소비자 보호 영역에서 다양한 커리어를 쌓은 정용건 금융감시센터 대표를 신임 이사회 위원으로 추천했고, KB국민은행도 신임 이사회 위원 추천명단에 금융 소비자 보호 연구자인 연태훈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위원을 올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연일 금융소비자 보호 체계 강화를 강조하고 있고 감독 강도도 높이고 있다"며 "금융사로서는 내부 소비자 보호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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