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월배당과 커버드콜 전략을 결합한 상품 간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가 맞물리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대장주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는 가운데, 운용사들은 성장성과 현금흐름을 동시에 겨냥한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11일 삼성자산운용은 오는 12일 'KODEX 반도체타겟위클리커버드콜' ETF를 신규 상장한다고 밝혔다. 이 상품은 KRX 반도체 TR 지수를 기반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종목에 100% 투자하면서, 코스피200 위클리 콜옵션을 현물 보유 규모의 30% 수준으로 고정 매도하는 구조다. 옵션 프리미엄을 활용해 연 9% 수준의 타겟 월분배를 추구하고, 이를 초과하는 프리미엄은 반도체 주식에 재투자한다.
삼성자산운용은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코스피200 옵션을 택한 배경으로 유동성을 꼽았다. 개별 종목 옵션은 이론적으로 높은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지만 실제 거래에서는 유동성이 부족해 원하는 수준의 프리미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반면 코스피200 옵션은 현물·선물·옵션 간 차익거래 참여자가 많아 대규모 ETF 운용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체결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상장을 계기로 국내 반도체 커버드콜 ETF 경쟁이 본격화했다. 앞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TIGER 반도체TOP10커버드콜액티브' ETF를 상장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 종목에 투자하면서 개별 종목 콜옵션을 활용하는 액티브형 커버드콜 ETF다. 상장 당일 개인 순매수 832억원이 유입됐고, 상장 일주일 만에 순자산 2000억원을 넘어섰다.
두 상품은 반도체 성장성과 월 현금흐름을 동시에 겨냥한다는 점에서 유사하지만 운용 방식은 다르다. 삼성자산운용은 패시브 구조와 코스피200 위클리 옵션을 활용해 운용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강조하는 반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개별 종목 옵션을 활용하는 액티브 전략을 통해 반도체 대장주의 변동성을 직접 활용하는 구조를 내세운다.
두 상품 모두 반도체 상승 일부와 옵션 프리미엄을 함께 추구하는 절충형 구조인 만큼, 반도체 주가가 강하게 오르는 구간에서는 일반 반도체 ETF보다 상승 참여 폭이 제한될 수 있다. 다만 삼성자산운용 상품은 옵션 매도 비중이 30%에 그쳐 나머지 약 70%는 반도체 주가 상승에 직접 노출된다.
이 같은 상품이 잇따라 출시된 데는 최근 시장 환경도 영향을 미쳤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지난 4~10일 한국 반도체 ETF는 17%, 미국 반도체 ETF는 11.7%, 대만 반도체 ETF는 10.9% 상승했다. AI 수요 기대와 빅테크 실적 호조가 반도체 랠리를 이끈 결과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 상장 반도체 산업 ETF에서는 36억 달러가 유출됐고, 한국 ETF 시장에서도 반도체 카테고리에서 7616억원이 빠져나갔다. 가격 강세와 자금 흐름이 엇갈린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과 AI 수요 기대가 동시에 반영된 결과로 본다.
삼성자산운용도 반도체 주가 상승 이후 커진 투자자 부담을 상품 출시 배경으로 제시했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상무)은 이날 간담회에서 "KODEX 반도체타겟위클리커버드콜 ETF는 반도체 투자에 안정성을 더하고 싶은 반도체 투자자의 요청과 커버드콜 투자에 반도체를 더하고 싶은 200 커버드콜 투자자의 요청을 결합해 탄생한 ETF"라고 설명했다.
임 본부장은 이어 "반도체 주가가 더 올라갈 것으로 판단하는 투자자는 커버드콜보다는 커버드콜이 없는 반도체나 AI 반도체 상품이 맞다"며 "반도체타겟위클리커버드콜은 반도체에 일정 부분 참여하면서도 월배당을 추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말했다.
dconnect@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