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핌] 박진형 기자 = 16일 오후 4시께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대운동장은 스포츠 고글과 러닝 조끼를 갖춰 입은 시민들로 북적였다.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위에도 'RUN 5·18 도청가는길' 참가 접수 부스 앞에는 긴 줄이 이어졌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 러닝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만큼 현장에서도 10~20대 참가자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오후 5시 18분 출발을 앞두고 운동장 트랙을 천천히 돌며 몸을 풀거나, 쉼터 부스와 나무 그늘 아래에 앉아 땀을 식혔다.
일부는 운동장 한편에 마련된 체험 부스로 향했다.
518로 시작하는 자신의 번호표에 캐릭터 스티커를 붙이며 개성을 더하거나 '1980년 5월을 달린다' 등 다양한 문구가 적힌 타투 스티커를 팔과 얼굴에 붙이며 소중한 추억을 남겼다.
기다리던 출발 시각이 다가오자 스타트 지점에는 시민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영화 택시운전사에 등장하는 초록색 스텔라 택시를 재현한 차량이 선두에 섰다.
곧이어 무대 스피커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졌고, 참가자들은 10초 카운트다운을 외친 뒤 목적지를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러닝 코스는 민주화운동의 최초 발원지인 전남대에서 출발해 광주역과 대인광장 교차로를 거쳐 5·18민주광장까지 이어지는 5.18㎞ 구간이다. 참가자는 1200여명으로 집계됐다.
현장에서 만난 박지후(16)군은 "평소 운동을 좋아하고 민주화의 역사를 직접 느껴보고 싶어 부모님께 함께 참가하자고 했다"며 "아픈 역사이지만 이렇게 활기찬 체험으로 승화해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기억할 수 있다는 점이 뜻깊다"고 말했다.
나주에서 온 전의혁(29)씨는 "전남대에서 5·18민주광장까지 직접 달리다 보면 1980년 5월의 발자취를 조금이나마 체감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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