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신세계그룹이 최근 정치·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마케팅과 관련해 그룹 차원의 내부 감사에 착수했다. 그룹 감사실을 전격 투입해 스타벅스의 마케팅 기획·운영 전반에 대한 집중 조사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최근 논란이 된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프로모션 기획과 집행 과정 전반을 조사하기 위해 그룹 감사실을 투입했다. 스타벅스코리아 내부에도 자체 감사팀이 존재하지만, 사안의 파장이 큰 만큼 그룹 감사실이 직접 경위 조사에 나선 것이다.
그룹 차원에서 이번 사안을 직접 들여다보는 데에는 정용진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 정 회장이 지난 18일 해당 사안을 보고받은 직후 엄정하고 철저한 내부 조사를 지시하면서 그룹 감사실 투입으로 이어졌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조사 대상에는 해당 이벤트 문구가 만들어진 배경과 내부 보고 체계, 마케팅 검수 절차, 최종 승인 과정 등이 포함됐다. 특히 문제가 된 홍보 문구가 내부 검수 과정에서 왜 걸러지지 않았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현재 스타벅스코리아 역시 관련 마케팅 실무진 일부를 사실상 업무에서 배제한 뒤 내부 조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스타벅스코리아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인 지난 18일 '책상에 탁!', '5.18 탱크데이' 등의 문구를 활용한 프로모션을 진행해 논란에 휩싸였다. 공지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해당 표현이 5·18민주화운동과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정치·역사적 상징성이 큰 날짜에 군사정권을 연상시키는 단어와 문구가 동시에 사용된 만큼 단순 실수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결국 스타벅스코리아는 관련 게시물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하지만 논란이 더욱 확산하자 정 회장은 지난 18일 밤 늦게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SCK컴퍼니) 대표이사를 전격 해임했다. 이어 약 12시간 만인 지난 19일 오전 9시 직접 대국민 사과문을 내고 "5·18민주화운동 영령과 유가족,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죄드린다"며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한 분들의 희생을 가볍게 여긴 변명의 여지 없는 잘못이다. 이번 사안의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순 실무자 개인의 일탈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통상 스타벅스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의 시즌 마케팅은 실무 담당자가 초안을 작성하더라도 팀장 검토와 브랜드·운영 부서 승인 절차를 거치기 때문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실무자가 문구를 만들 수는 있어도 실제 행사 노출까지 가려면 최소 팀장 이상 결재가 필요하다"며 "전국 단위 브랜드에서 민감한 표현이 걸러지지 않았다는 것은 검수 시스템 전반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미 마케팅 담당 임원을 해임한 데 이어 마케팅 실무진에 대해서도 문제 문구 사용 과정에서 고의성이 확인될 경우 엄중 문책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은 스타벅스코리아에서 발생한 논란과 관련해 책임자 및 관계자에 대한 중징계를 직접 지시했다"며 "특히 이번 사고가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기념일에 발생한 점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철저한 조사를 통해 관련 임직원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nr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