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뉴스핌] 이형섭 기자 = 강원지역 탈핵 시민단체들이 20일 삼척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신규 원전 건설과 송전탑 확대에 반대하는 '강원탈핵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원전 확대에 찬성하는 후보는 지역 희생에 찬성하는 후보"라며 낙선운동을 예고했다.
삼척원전반대투쟁위원회, 기후위기비상행동,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 환경운동연합 등 132개 단체는 이날 선언문을 통해 "강원은 수도권의 전기 식민지가 아니다"며 "후쿠시마 사고 15년이 지난 2026년, 우리는 다시 절벽 앞에 서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와 수도권 정치 세력이 반도체·데이터센터 산업 전력 수요 증가를 핑계로 원전 확대를 밀어붙이고 있다"며 "이는 수도권과 대기업을 위해 지역의 바다와 산, 농촌을 희생시키는 폭력적 식민지배의 연장"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정부는 신규 원전 추진 과정에서 시민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형식적 설명회와 제한된 여론조사를 근거로 사회적 합의가 끝났다고 우기고 있다"며 "이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기만"이라고 주장했다.
선언문은 "강원은 화력발전소와 시멘트 공장으로 대기오염을 겪었고 송전탑은 마을과 산천을 희생시켰다"며 "삼척 화력발전소는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거짓 약속 속에서 해양생태계 파괴와 주민 갈등만 남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해안은 신규 원전과 송전탑 건설로 또다시 국가 희생양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수도권은 전기를 쓰고 강원은 오염과 파괴를 떠안는 노골적 지역차별이자 에너지 식민지 구조"라고 강조했다.
시민단체들은 8개 항목의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신규 원전 건설 전면 중단 ▲원전 확대 정책 폐기, 재생에너지 중심 사회 전환 ▲송전탑 확대 계획 즉각 철회 ▲삼척·동해·강릉 등 동해안을 더 이상 원전 희생지로 만들지 말 것 ▲지역 생산·소비 분산형 재생에너지 체제 구축 ▲지방선거 후보들의 신규 원전·송전탑 확대 입장 즉각 공개 ▲원전 확대 강요 후보들 투표로 심판 ▲방폐장 유치 72조 공약 후보 퇴출 등이다.
삼척원전반대투쟁위원회 관계자는 "원전과 재생에너지는 함께 갈 수 없다"며 "원전은 24시간 운전해야 하기 때문에 재생에너지와 함께 사용하면 위험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한국에 원전 26기가 있고 신한울 원전 2기를 짓고 있어 28기가 되며 앞으로 SMR(소형모듈원자로) 등 2기가 더 지어지면 30기가 된다"며 "그래도 전력이 부족하다고 또 짓겠다고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어느 후보가 방폐장 유치와 원전 유치로 72조 원의 경제효과를 낸다는 공약을 냈다"며 "삼척은 2016년 주민투표에서 65% 참여, 85% 반대로 원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는데 여론조사 1.4%밖에 안 되는 후보가 이런 공약을 낸다"고 비판했다.
시민단체들은 "오늘부터 지방선거 후보자들에게 탈핵 공약 등을 묻고 사전선거 전인 5월 28일 답변 결과를 공개하는 기자회견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가톨릭기후행동 측은 "한국천주교회는 2013년 '핵기술과 교회의 가르침'을 통해 핵발전에 대한 성찰을 담았다"며 "핵발전은 생명체와 생태계 전체를 회복 불능 상태로 내몰며 후쿠시마와 체르노빌 사고에서 그 오만함을 체험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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