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윤석열 정부 시절 4급 이상 공무원의 근무성적 평정에 부당하게 관여한 혐의로 고발된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경찰을 상대로 "고발장 내용을 완전히 공개하라"며 소송을 냈으나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이상덕)는 지난 3월 26일 유 전 총장이 서울특별시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유 전 총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감사원 핵심 보직인 사무총장으로 재직했다. 정권 교체 이후 감사원은 자체 내부 조사를 통해 유 전 총장이 4급 이상 공무원의 근무성적 평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그를 경찰에 고발했다. 이에 유 전 총장 측 대리인은 수사에 대비하기 위해 경찰에 고발장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하지만 서울경찰청은 사생활 침해와 범죄 수사에 현저한 곤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고발장 내용의 약 70%를 가림 처리한 뒤 사본을 제공했다. 유 전 총장 측은 이에 불복해 비공개 처분을 취소하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유 전 총장의 청구를 기각하고 경찰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법원의 비공개 열람·심사 결과를 바탕으로 "경찰이 가림 처리한 고발장 내용은 정보공개법상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문제가 된 가림 처리 부분은 고발장 첨부 증거자료의 명칭, 근무성적평가 대상자와 1차 평가자의 실명, 유 전 총장의 지시·압력 내용 및 이에 대한 관계자들의 진술 등이었다. 재판부는 이를 수사준칙상 피의자와 변호인의 열람·복사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건관계인에 관한 사실이나 개인정보, 증거방법'으로 규정했다.
특히 재판부는 '현재 진행 중인 수사'라는 점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이미 수사가 종결된 사안과 달리,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서는 수사 정보 공개로 인해 수사기관의 직무 수행에 현저한 곤란이 초래될 위험이 훨씬 크다"고 판시했다.
이어 "만약 고발장 가림 처리 부위가 수사 초기 단계에서 피고발인 측에 공개된다면, 예상 질문을 미리 파악해 답변을 준비하거나 참고인들을 사전에 접촉해 회유·압력을 행사함으로써 수사 진행에 큰 차질을 빚을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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