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도박 중독 청소년 증가가 절도나 폭력 같은 강력범죄와 불법 사금융 등 2차 범죄로 이어지고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단순한 일탈을 넘어 범죄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도박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이 도박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범죄의 가해자이자, 피해자로 동시에 전락하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청소년이 도박 자금 조달을 위해 쉽게 손을 대는 방법 중 하나는 이른바 '대리입금'이다. 대리입금은 자금이 없는 청소년을 대신해 우선 도박 자금을 지원해 준 뒤 돈을 갚게하는 방식이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이 발표한 '2025년 청소년 도박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6개월 이상 도박을 지속한 청소년 중 24.3%가 타인의 돈을 빌려 베팅하는 '대리베팅'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수고비를 요구하거나, 돈을 늦게 갚을 경우 '지각비' 명목으로 추가 금액을 요구하는 등 사실상 불법 고리대금 형태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도박 종잣돈 마련과 함께 이같은 자금 압박은 주변을 향한 범죄로 이어진다. 집안 귀중품을 몰래 훔쳐 중고거래 플랫폼에 팔거나 학교에서 친구나 후배들을 협박해 돈을 빼앗는 절도·폭행 사건으로 옮겨간다.
일선 경찰서 한 여성청소년과장은 "불법 도박 사이트들은 성인 인증 절차가 없어 스마트폰과 개인 계좌만 있으면 청소년들이 큰 제약 없이 접근할 수 있다"며 "도박 범죄 외에도 절도나 폭행, 불법사금융을 이용하는 등 다른 범죄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 SNS 광고·게임 위장…중독성 높은 카지노·미니게임에 빠진 아이
청소년 도박 급증 주원인으로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도박에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이 무차별적으로 확대된 점이 꼽힌다. SNS상 도박 광고나 일반 모바일 게임으로 위장된 불법 사이트들은 별도 개인정보 입력 없이도 접속이 가능하다.
청소년들이 주로 이용하는 종목은 포커·바카라·홀덤 등 카지노 게임과 스포츠 도박, 사다리타기, 주사위 등 회전율이 빠른 미니게임들이다. 경찰이 2024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실시한 사이버도박 특별단속에서 검거한 10대 청소년 417명 도박 유형을 집계한 결과 미니게임 등 기타 유형이 220명으로 가장 많았다. 카지노게임(117명)과 스포츠토토(71명)가 뒤를 이었다.
'2025년 청소년 도박 실태조사'에서도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도박을 한 청소년들의 이용 유형은 카지노 게임이 34.9%로 가장 많았고, 이어 미니게임(26.2%), 복권(24.3%) 순으로 나타났다. 카지노 게임과 미니게임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손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결과가 수초 내에 나오는 구조로 중독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경찰청이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2025년 도박 범죄로 입건된 소년범은 33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4년 전인 2021년(50명)과 비교해 6.7배 늘어난 수치다.
krawjp@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