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국내 독자기술로 건조된 3000t급 중(重)잠수함 도산안창호함(SS-Ⅲ)이 태평양 한가운데서 캐나다 해군과 연합 지휘통제(C4I) 체계 교신에 성공하며 다국적 연합작전 능력을 처음으로 입증했다.
해군잠수함사령부는 21일 "도산안창호함이 지난 18일 함정 탑재 연합C4I 체계를 활용해 캐나다 태평양함대사령부와 교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C4I는 지휘(Command)·통제(Control)·통신(Communications)·정보(Intelligence)를 통합한 핵심 전장관리체계로, 실시간 정보 공유와 지휘결심을 지원하는 연합작전의 기반이다.
이번 교신은 기존 한미동맹 중심 통신망을 넘어 캐나다 해군과 직접 연결된 첫 사례다. 한국 잠수함이 연합C4I를 통해 캐나다 태평양함대사령부와 교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제기돼 온 한·캐나다 잠수함 전력 간 상호운용성 논란을 사실상 해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번 검증에는 캐나다 해군 잠수함사령부 소속 승조원 2명(브리타니 부르주아 소령, 제이크 딕슨 하사)이 직접 참여했다. 이들은 이달 초 하와이 출항 단계부터 도산안창호함에 편승해 심해 작전환경에서 자국 함대 및 사령부와 연합C4I 교신을 수행했다. 파트너국 작전요원이 실제 잠항 상태에서 상호운용성을 검증한 것은 기술적·전술적 신뢰도를 크게 높인 요소로 꼽힌다.
도산안창호함은 3000t급 장보고-Ⅲ Batch-I 잠수함으로, 국내 독자 설계·건조와 함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운용 능력을 갖춘 한국형 전략자산이다. 이번 항해는 지난 3월 25일 진해 군항 출항 이후 괌과 하와이를 경유하며 진행됐으며, 장거리 군수지원과 장기 잠항 능력을 동시에 입증했다.
항해 거리 역시 기록적이다. 진해에서 캐나다 빅토리아까지 편도 약 1만4000km로, 대한민국 잠수함 기준 최장 항해 기록이 될 전망이다. 한국 잠수함이 태평양을 횡단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원해 작전 지속능력과 글로벌 전개 능력을 동시에 과시한 사례로 평가된다.
이번 성과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미 중심 구조를 넘어 캐나다를 포함한 다국적 잠수함 연합작전 체계 구축의 기술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잠수함 전력 중심의 집단안보 협력 구도가 현실화될 수 있는 초기 단계로 해석된다.
이병일(대령) 도산안창호함장은 "이번 교신 성공은 우리 해군 작전반경을 다국적 연합작전 영역으로 확장하는 분기점"이라며 "확고한 상호운용성을 기반으로 잠수함 임무 수행 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작전은 방산 측면에서도 주목된다. 캐나다가 추진 중인 최대 60조원 규모 잠수함 도입 사업의 최종 결정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김경률 해군참모총장은 21일부터 29일까지 캐나다를 방문해 군사·방산 협력 지원에 나섰다. 김 총장은 캐나다 빅토리아에 입항하는 도산안창호함(3000t급)과 호위함 대전함(3100t급) 환영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도산안창호함은 향후 캐나다 해군과의 연합협력훈련, 미 해군 주관 다국적 해상훈련 림팩(RIMPAC) 참가를 거쳐 국내로 복귀할 계획이다. 이번 태평양 횡단과 연합C4I 교신 성공은 '수출형 잠수함'으로서 한국형 잠수함의 실전 운용 능력을 입증하는 사례로, 향후 수주 경쟁에서 구매국의 높은 평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goms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