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핌] 박진형 기자 = 22일 광주지역 곳곳에서 '스타벅스' 불매 운동이 들불처럼 확산하는 모양새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맞춰 '책상에 탁!', '5·18 탱크데이' 등의 문구로 텀블러 프로모션을 진행한 스타벅스에 대해 광주 민심이 분노로 들끓고 있다.
이날 낮 12시 20분쯤 남구 주월동 한 스타벅스 매장을 찾아가 보니 분노한 광주 민심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한창 붐벼야 할 점심 시간대였지만 적막감이 감돌 정도로 한산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종업원은 커피 주문이 들어오지 않자 손을 놓고 서 있을 뿐이었다. 매장 1~2층 좌석 대부분은 텅텅 비어 있었다. 머무르는 고객은 8명 정도 보였는데 대부분 혼자 조용히 앉아 휴대폰을 보거나 노트북 작업을 하고 있었다.
평소 '자리 전쟁'이 펼쳐지던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불과 300여m 떨어진 다른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은 만석을 이뤄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광주 시민의 성숙한 민주 의식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인근에서 직장을 다니는 김모씨가 기자에게 말했다.
이 같은 불매 여론에 군불을 지피고자 시민단체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바로 광주시민단체협의회와 광주전남추모연대가 주도하는 '스타벅스 불매 1인 시위'다.
다음주까지 광주에 있는 매장 71곳에 모두 들러 항의 의사를 표시할 생각이다. 정용진 신세계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퇴진하는 날까지 지속하겠다는 비장한 각오다.
이날은 김형미 전 오월어머니집 관장을 비롯해 정다은 변호사 등 23명이 각각 흩어져 매장 10여곳에서 '스타벅스 불매! 역사모독 규탄!'이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이와 함께 스타벅스 미국 본사에 항의 이메일 보내기, 1인 시위 인증 사진 올리기 및 SNS 해시태그 달기 등 캠페인을 기획 중이다.
광주 서구 무진대로 신세계백화점 앞에서도 항의 물결은 거셌다.
5·18민주화운동 공법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와 5·18기념재단 관게자 수십명이 참석해 불매 운동을 상징하는 'X' 모양이 표시된 마스크를 쓴 채 침묵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스타벅스 철수' 팻말을 머리 위로 치켜들고 '5·18 조롱, 광주 모독, 정용진은 책임지고 사퇴하라!' 현수막을 펼쳤다. 별다른 구호나 발언은 없었지만 오히려 그 침묵 속에서 더 강한 결기가 느껴졌다.
5·18 3단체는 별도로 낸 성명서에서 "신세계그룹은 이번 사태에 대해 진정성 있는 공식 사과를 해라"며 "정용진 회장은 사회적 갈등을 반복 야기한 책임을 물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이어 "광주시민에게 탱크는 단순한 군 장비가 아니다"며 "1980년 5월 시민을 향했던 계엄군의 악몽과 국가폭력을 떠오르게 하는 트라우마"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국 현대사의 비극을 떠올리게 하는 역사적 상징을 상업적 이벤트와 마케팅 언어로 소비한 것은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민주주의의 도시인 광주에서 추진하는 모든 사업의 계획을 철회하라"며 "오월 정신과 역사를 존중하지 않은 기업이 광주에 들어설 곳은 없다"고 일갈했다.
bless4ya@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