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나병주 기자 = 대법원이 HD현대중공업 사용자성을 부정하는 판단을 내린 가운데 원청 교섭을 요구하는 노동계가 투쟁 강도를 높이고 있다. 노동계는 이번 판결이 지난 3월 시행된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의 취지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결정이라며 각 업장별로 원청교섭을 촉구하는 집회를 이어간다.
25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은 오는 28일 울산 현대자동차 본관 정문 앞에서 '원청교섭 불응 현대자동차 항의·규탄 결의대회'를 연다. 앞서 금속노조 산하 약 10개 지회가 지난 3월10일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현대차에 교섭을 요구했지만 현대자동차는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거절했다.
이에 금속노조는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교섭요구 사실 미공고 시정신청을 내며 사용자성을 따지게 됐다. 이번 결의대회는 다음 달 1일 울산지노위에서 열리는 '현대자동차 사용자성 판단'을 앞두고 압박의 강도를 높이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같은 자동차 업계인 한국지엠을 향한 규탄도 이어진다. 같은 날 금속노조 인천지부가 부평 한국지엠 정문 앞을 찾아 원청교섭 요구 묵살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대학가 비정규직 노동자들 역시 사측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인다. 오는 28일 오후 2시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는 고려대 중앙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서울지역 대학 청소·경비·시설·주차 노동자들의 원청교섭 쟁취를 소속 대학 당국에 거듭 촉구할 계획이다.
그동안 다단계 간접고용 구조 속에서 매년 용역업체와 줄다리기를 해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개정 노조법 시행을 근거로 '진짜 사장'인 대학이 직접 교섭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대학 당국에 고용 승계 보장과 휴게시설 확충 등 원청 차원의 실질적인 노동환경 개선 대책 마련을 요구할 방침이다.
정부를 대상으로 하는 집회도 예정돼 있다. 민주노총은 오는 27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결의대회'를 열고 공공부문 간접고용 노동자의 '진짜 사장'인 정부가 직접 원청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할 예정이다. 이들은 정부가 실질적인 사용자로서의 권한을 쥐고 있음에도 교섭을 회피하고 있다며 비정규직 차별 철폐와 처우 개선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할 방침이다.
이밖에 오는 26일 오후 2시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오리온지회는 서울 용산구 오리온 본사에서 '2026 교섭투쟁승리 결의대회'를 진행한다.
한편 민주노총은 지난 21일 대법원이 HD현대중공업의 사용자성을 부정하는 판단을 내리자 성명을 내고 "대법원이 근로조건에 대한 실질적 지배력을 기준으로 사용자 범위를 확대한 개정 노조법의 취지를 정면으로 부정했다"며 입법 성과를 휴지 조각으로 만든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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