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범주 기자 = "우리가 중간에서 진짜 샌드위치가 돼서, 물가 상승에 맞춰 가격을 올릴 수가 없어요."
22일 서울 양천구 신영시장.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고유가 피해지원금 집행 상황을 살피기 위해 시장 안으로 들어서자 상인들의 관심은 물가로 향했다.
이날 박 장관이 반찬가게, 떡가게, 닭강정 가게 등에서 발길을 멈추는 동안 상인들은 웃으며 장관을 맞았지만, 가볍지 않은 속사정도 털어놨다. 중동전쟁 이후 원재료값과 기름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부담은 커졌지만, 손님을 생각하면 이를 판매가격에 그대로 반영하기 어렵다는 하소연이었다.
시장의 한 상인은 "고유가 지원금을 많이 갖고와 쓰신다"며 "저희도 보탬이 되니까 '그거 먼저 쓰시고 다른 것 쓰시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박 장관이 방문한 가게에는 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는 안내 문구가 붙어 있었다. 손님들이 사용처를 몰라 그냥 지나치는 일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는 게 상인들의 설명이다.
신영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고유가 피해지원금이 시장 유입 효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지급 기준을 둘러싼 잡음, 주차장 확대와 같은 전통시장 인프라 지원을 요청했다.
상인회 관계자는 "일부 주민이 상위 30%로 분류돼 지원 대상에서 빠지거나, 지급액 차이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며 "조금 더 면밀하게 검토해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시장 방문에 앞서 찾은 신월1동 주민센터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지적이 제기됐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왜 10만원밖에 받지 못하느냐', '왜 지원금을 받지 못하느냐'는 민원이 가장 많다"며 지원금 선정 기준과 지급액 차이에 대한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박 장관이 방문한 양천구의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원 대상은 총 24만1941명이다. 1차 지원 대상자는 기초수급자 2만710명, 차상위·한부모 2411명 등 2만3121명이다. 2차 지원 대상자는 소득 하위 70%에 해당하는 21만8820명이다. 신월1동의 지급 대상은 총 1만5326명이다.
양천구는 총사업비 425억3800만원 가운데 구비 매칭분 12%에 해당하는 50억8900만원을 확보했다. 거동이 불편한 주민을 위한 '찾아가는 신청'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고령자와 장애인 등 혼자 사는 거동불편자를 대상으로 직접 방문해 신청을 돕고 선불카드도 발급하고 있다.
한편 현장 방문에서는 재정자립도가 낮은 자치구에 대한 정부 지원을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관계자는 "예비비까지 부족해 추가경정예산으로 재원을 마련했다"며 "서울 안에서도 재정자립도에 따라 지원 여력에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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