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한국 남자골프의 듀오' 김시우와 임성재가 메인 스폰서 CJ그룹이 후원하는 대회에서 강력한 '원투 펀치'를 날렸다.
올 시즌 심상치 않은 상승세를 탔던 김시우는 그야말로 '폭풍타'를 쳤다. 아이언샷과 티샷은 면도날처럼 정확했고 아킬레스건처럼 말 안 듣던 퍼팅마저 신들린 듯 홀컵에 떨어졌다. 1, 2라운드 함께 동반했던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와 '메이저 사냥꾼' 브룩스 켑카라는 두 거물을 압도했다.
아쉬운 건 마지막 18번 홀에서 뼈아픈 보기를 범해 한국 선수 첫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꿈의 59타'를 놓쳤다. 김시우의 60타는 코스 레코드 타이 기록이었지만 이날 프리퍼드 라이 룰 적용으로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지는 못했다.
PGA 투어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된 한 라운드 최소타는 짐 퓨릭이 작성한 58타(파70 기준 12언더파)다. 프로 투어 전체를 통틀어 비공식 기록까지 포함하면 55타가 역사상 최저 스코어로 소개되지만 PGA 투어의 공식 기록으로는 여전히 퓨릭의 58타가 가장 낮은 스코어다. 퓨릭은 2016년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이 열린 코네티컷주 TPC 리버 하이랜즈(파70)에서 퓨릭은 버디만 10개, 이글 1개를 묶어 12언더파 58타를 적어냈다. 이 라운드로 그는 '미스터 58(Mr. 58)'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김시우는 23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 TPC 크레이그 랜치(파71)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 바이런 넬슨 2라운드에서 버디 12개를 몰아치고 보기 1개를 범해 60타를 적어냈다. 김시우는 중간 합계 124타를 기록하며 이날 10타를 줄인 임성재와 셰플러, 히라타 겐세이, 윈덤 클라크 등 공동 2위 그룹을 무려 5타 차 앞선 단독 선두에 나섰다.
김시우는 2016년 윈덤 챔피언십에서 60타를 적어낸 적이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에 위치한 세리지필드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이 대회 2라운드에서 김시우는 버디와 이글을 쓸어담으며 10언더파 60타를 기록했다. 이 대회 우승으로 그는 PGA 투어 첫 승과 함께 한국인 최저타라는 타이틀까지 동시에 움켜쥐었다.
김시우는 무서운 상승세를 앞세워 3년 만의 통산 5승에 도전한다. 2013년 PGA에 데뷔한 그는 2016년 윈덤 챔피언십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로 첫 우승을 거두고 이듬해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까다롭기로 악명 높은 TPC 소그래스를 정복하며 정상에 올라 단번에 PGA 스타 반열에 올랐다. 이후 약 3년 8개월 만에 소니 오픈에서 통산 3승, 2023년 소니 오픈 우승 등을 더해 PGA 투어 통산 4승을 쌓았다.
김시우는 1, 3번 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잡은 뒤 5~7번 홀에서 3홀 연속 버디를 추가했으며 9~12번 홀에서 4홀 연속 버디를 낚았다. 이후 14, 15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았으며 17번홀(파3)에선 프린지에서 퍼터로 굴린 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어 이날 11번째 버디를 낚아 '꿈의 59타' 희망을 부풀렸다. 하지만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세 번째 샷 만에 공을 그린 위에 올렸고 6m 거리 파 퍼트를 놓치면서 이날 유일한 보기를 범했다. 김시우는 경기 후 "공격적으로 플레이한 게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며 "셰플러와 경기하는 게 즐거웠다"고 말했다.
임성재도 펄펄 날았다. 홀인원과 이글을 앞세워 10언더파 61타를 몰아쳐 중간 합계 13언더파 129타로 공동 2위다.
10번 홀에서 출발한 임성재는 전반 버디 5개, 보기 1개로 4타를 줄이며 흐름을 탔다. 후반 6번 홀까지 차분히 타수를 줄인 그는 7번 홀(파3)에서 5번 아이언으로 티샷한 공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으며 홀인원을 기록했다. 임성재는 "잘 맞았다고 생각했지만 들어가서 나도 놀랐다"며 "같이 치던 조던 스피스도 함께 기뻐해줘서 더 기분이 좋았다. 운 좋은 공이니 백에 넣고 다니려 한다"고 하루를 돌아봤다.
에이스의 기운을 받은 임성재는 마지막 9번홀(파5)에서는 약 4.5m 이글 퍼트를 집어넣으며 두 홀에서만 4타를 줄였다. 임성재는 경기를 마치고 "우승 경쟁을 하면 당연히 나도 모르게 몸에 부담이 오고 긴장이 된다"면서도 "올해 두 번이나 우승 경쟁을 치러보면서 쌓은 경험이 있다. 그걸 심리적으로 잘 이용해서 내 플레이에만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시우와 동반한 디펜딩 챔피언 셰플러는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6개를 묶어 8언더파 63타를 쳐 공동 2위 그룹에 합류, 타이틀 방어를 향한 고삐를 당겼다. 임성재와 같은 조로 플레이한 조던 스피스 역시 9언더파 62타를 쳐 중간 합계 12언더파 130타로 키스 미첼, 톰 호기 등과 함께 공동 6위에 올랐다.
재미교포 김찬은 6언더파 65타를 때려 중간 합계 11언더파 131타, 공동 10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노승열은 5타를 줄여 9언더파 133타로 공동 22위에 자리했다. 스폰서 초청으로 출전한 배용준도 5언더파를 보태 8언더파 134타 공동 38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주형은 4언더파를 더해 7언더파 135타 공동 52위로 컷을 통과하며 주말 라운드 진출했다. 이경훈은 2타를 줄였지만 3언더파 139타로 컷 통과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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