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핌] 신정인 기자 = "'우리가 남이가' 하던 시절은 지났지예. 인물이 똑똑해야 동네가 사는 법 아입니까."
28일 오전 부산 북구 구포시장에서 만난 야채가게 상인 김모(51)씨는 "이바구(이야기의 부산 사투리) 들어보면 이번엔 다 제각각"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사전투표(29~30일)를 하루 앞둔 낙동강 벨트의 중심, 부산 북구의 바닥 민심은 그야말로 펄펄 끓고 있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들은 이곳의 복잡한 전선을 그대로 투영한다. 한동훈 무소속 후보와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각축을 벌이며 그 뒤를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가 추격하는 '2강 1중'의 양상이다. 야권 표심이 한 후보와 박 후보로 양분되면서, 여당 후보와 혼전이 벌어지는 형국이다.
◆ "한동훈 인지도" vs "하정우 인공지능(AI)" vs "박민식 지역 연고"
지난 27일 오전 찾은 덕천시장에서 상인들의 목소리는 후보들의 지지율 만큼이나 갈렸다.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여성 상인(69)은 "똑똑한 한동훈이 덕분에 북구가 전국에 많이 알려졌다"며 "국민의힘 당대표 시절부터 팬이었는데 실제로 시장 왔을 때 보니 활달하고 젊어서 참 좋더라"라고 했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한 후보에 대한 호감이 적지 않았다. 구포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이모(35)씨 역시 "한 후보가 몇 달 전부터 자영업자를 위해 힘써준 게 체감된다"며 "한 후보를 지지하는 주부들이 와서 단골이 되는 경우도 있어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고 전했다.
◆변화 요구 목소리는 하정우…전통적 보수는 박민식 고수
반면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하 후보로 쏠렸다. 덕천시장 분식집 사장(43)은 "부산 출신인 하 후보는 다른 이들과 달리 북구를 어떻게 살릴지 계획이 구체적"이라며 "AI 전문가로서 걸어온 길이나 스펙이 확실하지 않나. 새롭고 신선한 인물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뽑은 인물이라 더 눈이 간다"고 덧붙였다.
전통적인 보수 결집 세력은 여전히 '기호 2번'과 박민식 후보를 고수하고 있었다.
같은 날 저녁 6시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기장시장 지원유세 현장에서 만난 주민 김모(74)씨는 "국민의힘을 밀어야 흔들리는 이 나라를 잡을 수 있다"며 "무조건 박민식이랑 박형준(부산시장 후보)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포시장의 과일가게를 운영 중인 현모(70)씨도 "내일 사전투표하러 가는데 선거공보물도 안 보고 무조건 2번 찍을 거다. 투표하는 데 1분도 안 걸린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 끈끈한 연고 속 엇갈리는 평가…가족 내 지지 후보 다 다르기도
지역 연고가 가장 강한 박 후보를 두고는 지역 내 애증이 교차했다.
구포초 출신이라는 50대 택시기사는 "박 후보가 내 후배인데 부모님이 참 잘 키웠고 지역 형편을 제일 잘 안다"면서도 "아직 크게 마음에 드는 후보는 없다. 하정우나 한동훈은 정치 경험이 너무 적어서 아쉽다"며 복잡한 속내를 비췄다.
세대 간 엇갈린 표심도 끝까지 결과를 예상하기 쉽지 않게 만드는 포인트다. 구포시장 인근 카페에서 만난 20대 대학생 박모씨는 "엄마는 한동훈, 아빠는 박민식을 뽑는다는데 나랑 동생은 아직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지지 정당도 없고 공약을 훑어봐도 딱히 눈에 들어오는 후보가 없다"고 말해 부모 세대와는 동떨어진 부동층 기류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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