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스핌] 김하영 기자 = 지난 4일 한국가스공사 인천 액화천연가스(LNG) 기지 현장. 태평양을 건너온 거대한 캐나다 LNG운반선 알 사다프(AL SADF)호가 하역부두에 정박해 있었다.
캐나다 서부 해안에서 온 알 사다프(AL SADF)호에 실린 LNG는 약 7만5000톤이다. 7만5000톤은 국내 LNG 수요 기준 하루 사용량에 가까운 규모다. 이 가운데 항해 중 증발가스(BOG) 소모와 선박 잔존물량(HEEL)을 제외한 약 7만3000톤이 이날 국내에 하역됐다.
이번 하역은 가스공사가 15년간 추진해온 LNG 캐나다 사업의 첫 결실이다. LNG 캐나다 사업은 가스공사가 지분 5%를 보유한 해외 자원개발 사업이다. 가스공사는 본 사업을 성공시켜 연간 70만톤의 LNG 지분물량을 확보했다.
연간 70만톤의 LNG 지분물량은 가스공사가 직접 소유권과 운용권을 가졌다. 따라서 필요에 맞게 물량을 국내에 도입하거나 재판매할 수 있다. 가스공사는 이번 중동 사태에 대비해 올해 지분물량 전량을 국내에 도입하기로 했다.
◆ 수도권 공급 거점 '인천 LNG 기지'…저장능력 세계 최대
인천 LNG 기지는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거점이다. 가스공사는 인천, 평택, 통영, 삼척, 제주 애월 등 5곳의 LNG 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인천 기지는 단일 기지 기준 세계 최대 저장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기지 안에는 총 23기의 저장탱크가 있다. 총 저장능력은 348kL(킬로리터)로 LNG 기준 약 156만톤을 저장할 수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저장탱크 1기당 수도권 하루 사용량에 해당한다.
LNG 하역부두는 2곳이며 LNG 운반선 2척이 동시에 하역할 수 있다. 운반선에서 하역된 LNG는 배관을 거쳐 저장탱크로 옮겨진다. 하역 작업은 LNG 하역암 3기와 반송가스암 1기를 통해 이뤄진다.
이날 입항한 선박은 알 사다프(AL SADF)호로 운영선사는 아랍에미리트(UAE) ADNOC사다. 이번 선박은 캐나다 키티맷에서 인천까지 약 8500km(킬로미터)를 항해했다. 운항에는 12~14일가량이 걸린다. 미국 동부 사빈패스 항로 31일, 카타르 항로 17일보다 짧아 에너지 운송비를 줄일 수 있는 구조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캐나다 항로는 미국 동부 사빈패스와 중동 카타르 항로보다 수송 거리가 짧다"며 "호르무즈 해협과 파나마 운하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없어 국내 LNG 수급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황무지에서 시작된 'LNG 캐나다 15년 프로젝트'…670km 로키산맥 뚫었다
LNG 캐나다 사업은 지난 2010년 가스공사가 글로벌 에너지 기업과 공동타당성조사협약(JSA)을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본 사업은 캐나다 서부 해안에서 LNG를 생산하는 사업이다. LNG 액화플랜트를 건설해 천연가스 시장에서 조달한 원료가스를 통해 LNG를 생산한다.
당시 캐나다 서부는 풍부한 천연가스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LNG 수출 인프라는 전무한 상태였다. 가스공사는 중동에 편중된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2011년 LNG 캐나다 법인이 설립됐다.
지난 2014년에는 쉘(Shell)·페트로차이나(PetroChina)·미쓰비시(Mitsubishi)와 공동개발·공동운영 체계를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가스공사는 생산된 LNG를 지분 비율에 따라 독립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사업 추진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사업성 논란과 국제유가 급락, 건설비 상승에 이어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공급망 차질까지 겹쳤다. 또한 로키산맥을 가로지르는 670km 규모의 코스털 가스링크(Coastal GasLink) 배관 건설을 추진해야 했다.
하지만 LNG 캐나다 파트너사들은 협상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 나갔다. 특히 가스공사는 주캐나다 한국대사관 등 캐나다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지원을 이끌어 냈다. 그 결과 외국인 노동자들의 비자 승인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었고, 수천 명의 인력을 현장에 투입하는 등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가스공사와 참여사들은 사업 구조 조정과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지난 2018년 최종투자결정(FID)을 이끌어냈다. 이후 지난 2025년 첫 생산에 성공했고, 지난 4일 드디어 국내 첫 LNG운반선이 인천기지에 도착하며 15년 프로젝트가 결실을 맺었다.
◆ 가스공사, 2031년까지 LNG 지분물량 '연간 총 390만톤' 확대 나선다
가스공사는 2031년까지 LNG 지분물량 연간 총 390만톤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스공사는 LNG 캐나다 1단계 사업에 이어 2단계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2단계 사업이 완료되면 현재 연간 70만톤인 가스공사 지분물량은 140만톤으로 두배 확대된다.
2단계 사업은 최근 정부 예비타당성조사와 외부 타당성조사에서 경제성과 사업성을 인정받았다. 가스공사는 이를 바탕으로 오는 9월 최종투자결정(FID)을 목표로 후속 절차를 진행 중이다.
가스공사에 따르면 현재 LNG 캐나다 1단계 70만톤, 호주 36만톤 등 총 106만톤의 LNG 지분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LNG 캐나다 2단계, 모잠비크 등 사업까지 추진되면 오는 2031년 연간 총 390만톤 규모의 LNG 지분물량을 보유하게 된다.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은 "LNG 캐나다 2단계는 1단계와 같은 배관을 활용하고 승압기만 추가하는 구조"라며 "접안시설도 함께 쓸 수 있어 경제성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동전쟁 이후 2단계 생산 시기를 1년이라도 앞당기자고 제안했다"며 "참여사들도 호응해 2032년 생산 목표를 2031년으로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gkdud938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