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훨씬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한층 후퇴했다.
시장은 올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추는 대신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크게 높여 반영했고, 이에 따라 미국 국채 수익률은 상승하고 미 주가지수 선물은 하락했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은 5일(현지시간) 5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이 17만2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다우존스와 로이터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8만~8만5000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다만 4월 수정치인 17만9000명보다는 소폭 낮았다. 실업률은 시장 예상대로 4.3%를 유지했다.
◆ 美 노동시장 예상 밖 강세…고용·임금 모두 견조
이번 보고서는 기업들이 적극적인 채용이나 해고를 자제하는 '저채용·저해고(low-hire, low-fire)' 환경 속에서도 미국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조한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5월에는 고용 증가세가 일부 업종에 집중되지 않고 보다 광범위하게 확산됐다.
레저·접객업이 7만개의 일자리를 추가하며 가장 큰 폭의 증가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1년간 월평균 증가 규모인 1만4000명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방정부 부문도 5만5000명을 신규 채용했고, 대표적인 고용 견인 업종인 헬스케어는 3만5000명, 사회복지 부문은 1만2000명의 일자리를 추가했다.
임금 상승세도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 대비 0.3%, 전년 동기 대비 3.4% 상승했다.
여기에 기존 고용지표도 대폭 상향 조정됐다. 4월 신규 고용은 기존 11만5000명에서 17만9000명으로 6만4000명 늘어났고, 3월 수치도 21만4000명으로 2만9000명 상향 조정됐다.
실업률 산정에 활용되는 가계조사에서도 취업자 수가 14만9000명 증가했다. 경제활동참가율은 61.8%로 유지됐고, 광의의 실업률은 8.1%로 소폭 하락했다.
네이비 연방신용조합의 헤더 롱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채용 침체는 끝났다"며 "미국 기업들이 다시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모든 측면에서 강력한 고용보고서"라고 평가했다.
◆ 금리 인하 기대 후퇴…12월 금리 인상 확률 65%
예상치를 크게 웃돈 고용지표는 연준의 정책 전망에도 즉각 영향을 미쳤다.
LSEG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현재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이 이뤄질 확률을 65%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고용지표 발표 전 48%에서 크게 상승한 수준이다.
또 시장은 6월 회의에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현행 3.5~3.75%에서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간스탠리 웰스매니지먼트의 엘렌 젠트너 수석 경제전략가는 "이번 고용지표는 연준이 기존 입장을 유지하도록 만들 것"이라며 "연준은 당분간 노동시장보다 인플레이션에 더 집중하며 상황을 지켜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금리 인하는 여전히 가시권에 들어오지 않고 있다"면서도 "이번 보고서에서 새로운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인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금리 인상 우려 역시 일부 완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연준 인사들은 노동시장 둔화 우려보다 중동 전쟁과 에너지 가격 상승이 촉발한 인플레이션 압력에 더 주목하고 있다.
연준은 지난해 하반기 기준금리를 총 0.75%포인트 인하한 이후 올해 들어서는 금리를 동결하고 있다.
◆ 국채금리 급등·나스닥 선물 1% 넘게 하락
고용지표 발표 직후 금융시장은 긴축 우려를 반영했다.
미국 국채 수익률은 상승했고 주가지수 선물은 낙폭을 확대했다.
미 동부시간 오전 9시 15분 기준 다우존스 E-미니 선물은 21.00포인트(0.04%) 상승한 반면, S&P500 E-미니 선물은 0.71%, 나스닥100 E-미니 선물은 1.43% 하락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5%를 뚫고 올라갔으며, 30년물도 5%를 넘어섰다. 연준의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물도 4.13%로 8.3bp(1bp=0.01%포인트)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강한 고용지표가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을 보여줬지만, 동시에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을 더욱 늦출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자산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미국 경제는 1분기 연율 기준 1.6% 성장했으며,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2분기 성장률이 3%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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