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영수 선임기자 =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도매가격)을 각각 150원 낮췄지만, 주유소 판매가격(소비자 가격)은 찔끔 인하하는 데 그쳤다.
도매가격 인하 전 공급받은 재고물량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가격까지 체감하려면 최소한 1~2주 이상 걸릴 전망이다.
문제는 재고가 없었던 주유소들이 폭리를 취하는 경우 정부가 이를 통제할 수단이 없다는 것. 결국 소비자들만 골탕을 먹는 셈이다.
◆ 27일 이후 사흘간 30원 내려…소비자 체감 '아직'
산업통상부(장관 김정관)는 지난 27일 0시부터 7차 석유 최고가격을 리터당 150원 인하했다.
휘발유와 경유, 등유 모두 150원씩 인하되어 리터당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이 적용된다.
정부는 이번 인하 결정에 따라 주유소 판매가격은 리터당 2000원 안팎에서 1800원대로 낮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주말 이후 주유소의 소비자 가격은 찔끔 인하하는 데 그쳤다. 29일 오전 11시 현재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1975.7원, 경유 1966.5원에 거래되고 있다.
석유 최고가격 7시 고시가 적용되기 전인 지난 26일 휘발유 평균가격(2005.8원)과 비교하면 30.1원 내린 수준이다. 같은 기간 경유도 1996.8원에서 30.3원 하락하는 데 그쳤다.
특히 서울의 경우 휘발유가 1996원, 경유 1982원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사진 참고).
◆ 빨리 오르고 천천히 인하…정부 '주유소 꼼수' 속수무책
주유소의 재고 물량이 소진되기까지 소비자가격 인하에 시차가 있다는 점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재고가 별로 없었던 주유소들까지 '시간차 폭리'를 취할 경우 정부가 규제할 수단이 없다는 게 문제다.
정부는 가격 인하를 의도적으로 지연시키는 주유소에 대해 면밀하게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산업부는 "정부와 소비자단체, 공공기관 등이 합동으로 전국 1만여 개 주유소의 가격과 물량을 집중 모니터링할 방침"이라며 "불법행위 주유소를 적발하고,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정부의 엄포에 대해 주유소업계는 그저 '뻔한 수사'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매점매석과 같은 불법행위가 아니라면, 주유소들이 재고물량을 이용해 시간차 폭리를 취해도 정부가 단속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게 사실이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주유소는 재고 물량을 이유로 소비자가격을 천천히 내릴 경우 사실상 정부가 규제할 방법이 없다"면서 "이른바 시간차 폭리를 막으려면 점진적인 가격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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