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촉발한 관세발 증시 급락 국면에서 대규모 저가 매수에 나선 사실이 뒤늦게 공개된 재산공개 자료 분석을 통해 확인됐다.
CNBC는 지난 2일(현지시간) 최근 공개된 2025년 연례 재산공개 자료를 분석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4월 8일 하루 동안 총 327건의 주식 거래를 단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연간 하루 평균 거래 건수(약 62건)의 5배를 넘는 수준이며, 같은 해 기준으로 11번째로 거래가 많았던 날로 집계됐다.
◆ '해방의 날' 폭락장 후반부에 매수 집중…다음날 관세 유예로 급반등
트럼프 대통령의 매수는 이른바 '해방의 날(Liberation Day)'로 불리는 관세 정책 발표 이후 이어진 4일간의 급락장 후반부에 집중됐다. 해당 기간 S&P500지수는 12% 이상 하락했고, 4월 8일에는 5,000선 아래로 밀리며 약세장 진입 직전까지 하락했다.
다음날인 4월 9일 개장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지금이 살 때다(THIS IS A GREAT TIME TO BUY!!!)"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같은 날 관세 정책 일부를 철회한다고 발표하면서 시장은 급반등했다.
이날 S&P500지수는 약 9.5% 급등하며 최근 수년간 최대 상승률 중 하나를 기록했다. 이후 지수는 2025년 4월 8일 대비 약 50%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 매그니피센트7 집중 매수…백악관 "이해상충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매수 대상은 애플(종목코드:AAPL), 알파벳(GOOGL), 아마존(AMZN), 마이크로소프트(MSFT), 엔비디아(NVDA) 등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Magnificent Seven)' 대형 기술주였다. 그는 각 종목을 10만 1,000달러에서 25만 달러 규모로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종목 흐름을 보면 애플은 4월 8일 약 5% 하락한 뒤 다음 거래일 15% 이상 급등하며 1998년 이후 최대 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엔비디아 역시 1% 이상 하락 후 다음날 약 19% 급등했다.
이번 거래 내역은 총 927페이지 분량의 재산공개 자료에 포함된 것으로, CNBC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한 해 동안 약 22억 4,0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는 가상자산 관련 수익 수억 달러, 골프장 등 부동산 관련 수익 2억 9,000만 달러 이상, 법적 합의금 8,600만 달러 이상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 시점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애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은 CNBC에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자산이 독립적인 제3의 금융기관이 전권을 갖고 운용하는 계좌에 있으며, 이해상충 소지가 없다(There are no conflicts of interest)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자신의 투자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사안은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2기에서 시장 영향력과 개인 자산 간 이해충돌 논란을 재점화하는 소재로 평가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사전 매수와 정책 발표 시점의 연관성을 두고 시장조작 논란도 제기됐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