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세계 최대 명품그룹인 프랑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베르나르 아르노가 법원으로부터 2250만 유로(약 394억원)의 추가 세금을 납부하라는 판결을 받았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아르노 회장은 2010년 전후로 LVMH 관련 일부 주식을 벨기에 투자·지주회사에 현물 출자하고, 그 대가로 이 회사 지분을 받았다. 이후 벨기에 회사가 자본금을 감액하는 방식으로 아르노 회장에게 5000만 유로를 돌려줬다.
아르노 회장은 이 돈이 "자본금 반환이기 때문에 비과세 대상"이라고 주장한 반면, 프랑스 세무당국은 금액 대부분이 과세 대상인 배당성 소득으로 분류돼야 한다고 맞섰다.
아르노가 세무당국 결정에 불복하면서 2020년부터 법정 다툼이 시작됐다. 이전 두 차례 판결에서는 아르노가 이겼지만 이번 재판에서 결과가 뒤집혔다.
프랑스 현지 매체 랭포르메가 지난 4일 처음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프랑스 행정법원은 아르노와 그의 부인이 벨기에 법인에서 자금을 인출하는 과정에서 받은 5000만 유로 대부분에 대해 세금을 납부했어야 한다고 2일 판결했다.
법원은 판결에서 추가 소득세와 사회보장분담금, 관련 부유세 등을 합쳐 약 2250만 유로를 납부하라고 했다.
아르노 측 대변인은 "1심과 항소법원의 판결을 모두 뒤집은 것"이라며 "최고 행정법원인 국참사원에 상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LVMH는 프랑스에서 가장 많은 법인세를 납부하는 기업이며, 그룹 전체 사업 활동은 프랑스 국내총생산(GDP)의 1% 이상을 창출하고 있다"고도 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LVMH의 지난해 법인세 납부액은 약 55억 유로로 전년도보다 3억 유로 이상 증가했다.
한편 아르노 회장의 재산은 165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서 세계 8위에 올라있다. 프랑스에서 가장 재산이 많은 인물이다. 그와 가족은 LVMH 지분의 50.01%를 보유하고 있다.
아르노는 프랑스 정부의 부유세 도입 시도에 대해 공개적으로 강하게 반대해온 인물로 꼽힌다. 지난해 경제학자 가브리엘 주크만이 제안하고 좌파 정당들이 추진한 부유세 법안을 두고 "프랑스 경제에 치명적"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주크만에 대해서는 "자신의 이념을 위해 사이비 학문적 역량을 동원하는 극좌 활동가"라고 비난했다.
아르노는 지난 2012년 프랑스 국적 외에 벨기에 국적도 취득하기 위해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큰 논란에 휩싸였다.
중도좌파 사회당 소속 프랑수아 올랑드 당시 대통령이 연간 100만 유로 초과 소득에 75%의 초고율 세금을 부과하는 '슈퍼세'를 추진했던 때였다. 당시 비판론자들은 그가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이 세금은 결국 법제화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아르노는 이후 벨기에 국적 취득 신청을 철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