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재선 기자 = 종전 합의를 이어가던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주도권을 두고 다시 정면으로 충돌하며 역내 긴장감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지난 11일(현지시각) 성명에서 선박들이 불법 항로로 통항을 시도했다며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다고 밝혔다. 또한 승인되지 않은 항로로 이동한 선박 1척에 경고 사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같은 날 성명을 통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을 운항 중이던 키프로스 선적의 컨테이너선 'M/V GFS 갤럭시'호를 노골적으로 공격한 것에 대응해 이번 주 들어 세 번째 이란 공습을 개시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의 공격으로 인해 해당 상선에 탑승해 있던 민간인 선원 1명이 실종됐다. 피격된 선박은 기관실이 크게 파손된 데다 화재까지 발생하면서 스스로 운항하기 어려운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측은 "이란 측에 상선 공격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고 양해각서(MOU)를 준수할 기회를 부여했으나 지켜지지 않았다"며 "민간 선원과 상선을 위협하는 이란의 군사 능력을 무력화하기 위해 막대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공격 게시 발표 이후 별도 공지를 통해 전투기, 드론, 정밀 유도 무기 등을 활용해 이란 내 군사 목표물 약 140곳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해당 목표물에는 이란의 미사일·드론 기지, 해군 관련 시설, 탄약 저장고, 통신망, 해안 감시 시설 등이 포함됐으며 미 중부사령부는 게슘섬, 아살루예, 부셰르 등 이란 남부의 군사·에너지 거점을 공격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번 주 사흘 밤에 걸쳐 총 300개 이상의 표적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란도 미국 공습에 대비해 중동 내 미군 기지를 겨냥해 대규모로 반격했다.
이란 국영방송은 12일(현지시간) "미국의 계속된 이란 남부 공격에 대응해 이란 정규군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와 함께 요르단, 쿠웨이트, 바레인의 미군 시설을 공습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요르단의 프린스 하산 공군기지에 주둔한 미군 지휘통제소와 MQ-9 드론 격납고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이란군도 별도 성명을 내고 미국의 지속적인 공격에 대응해 쿠웨이트와 바레인의 미군 시설을 겨냥한 자폭 드론 공격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쿠웨이트 내 미군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과 탄약 저장고, 레이더 시설을 목표로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바레인 내 미군 통신 시스템과 레이더 시설에도 드론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이란의 반격 이후 바레인에서는 공습 경보 사이렌이 울렸고, 아랍에미리트(UAE)와 카타르도 경계 태세를 강화했다.
바레인 내무부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시민과 거주자들은 침착함을 유지하고 가장 가까운 안전한 장소로 이동하며 공식 채널을 통해 상황 업데이트를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UAE 국방부는 이날 자국 방공 시스템이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타르 내무부는 "국가 안보 위협 수준이 높다"며 모든 사람에게 자택이나 안전한 장소에 머물도록 권고했다. 쿠웨이트 군 당국도 현재 자국 영토 내에서 적대적인 공중 표적을 요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이란의 호르무즈 재봉쇄와 미국의 공습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항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양국은 지난달 종전 MOU 체결 후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놓고 물리적 충돌을 이어가고 있다.
jason1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