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삼천당제약 주가가 급락하면서 전인석 대표 부부의 증여세 납부 계획이 차질이 생겼다. 현재 주가는 기존 주식담보대출의 담보유지비율을 단순 적용한 기준선 아래로 내려왔고, 아직 담보로 제공하지 않은 지분을 모두 활용하더라도 남은 증여세를 충당할 수 있는 주가 여유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대표가 대규모 블록딜을 철회하고 주식담보대출로 증여세를 마련하겠다고 밝힌 지 약 3개월 만에 주가가 당시의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지분 매각 없는 증여세 납부 계획이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천당제약 주가는 13만9500원에 정규장을 마감했다. 지난 3월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위고비) 제네릭 개발 기대감으로 장중 120만원을 돌파한 주가는 90% 가까이 하락했다.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제네릭의 미국 파트너사 비공개와 기대치를 밑돈 계약 규모,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미국 식품의약국(FDA) 답변서 공개 범위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불거지면서다.
같은 시기 전 대표가 증여세 납부 목적으로 2500억원 규모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계획을 밝힌 점도 투심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주주의 대규모 지분 매각이 예고되자 오버행 우려가 부각됐다. 이에 전 대표는 지난 4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블록딜 계획을 철회하고 주담대 등을 통해 증여세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전 대표의 장인인 윤대인 삼천당제약 회장은 전 대표와 그의 배우자인 장녀 윤은화 씨에게 보유 지분 159만9400주(6.82%)를 각 79만9700주(3.41%)씩 증여했다. 전 대표와 배우자가 납부해야 할 증여세 규모는 1630억원으로 추산된다. 전 대표는 이 중 390억원을 지난해 10월 주담대를 활용해 납부했다고 밝혔다. 이후 남은 증여세는 1240억원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최근 주가 하락이 지속되면서 전 대표의 증여세 재원 압박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주가 하락에 따라 주식 담보 가치도 낮아졌다. 이날 종가(13만9500원) 기준 주가는 전 대표가 주담대 계획을 밝힌 당시(61만8000원)와 비교했을 때 77% 하락했다.
지난 23일 공시된 주식 등의 대량 보유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전 대표는 증권사에 보유 주식 20만9300주를 담보로 제공하고 230억원을 대출받은 상태다. 전 대표의 배우자도 12만8310주를 담보로 141억원을 대출받아 총 371억원 규모의 대출을 실행했다. 이를 앞서 납부했다고 밝힌 증여세 재원으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출 실행 시점은 윤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증여받은 이후인 지난해 10월로 계약 기간은 내년 10월까지다. 담보 유지 비율은 140%다. 대출금 371억원의 140%를 산정했을 때 담보로 제공된 주식의 가치가 약 519억원 이상은 유지돼야 하는 것으로 계산된다.
전 대표 부부가 담보로 제공한 주식은 총 33만7610주다. 대출금 371억원과 담보유지비율 140%를 단순 적용하면 주당 약 15만4000원이 담보가치 유지의 기준선으로 계산된다. 실제 반대매매나 추가 담보 요구 여부는 증권사별 담보 평가 방식, 계약 조건, 이미 제공된 추가 담보나 현금 상환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다만 공시된 주식 수와 담보유지비율만 적용하면 기존 대출부터 담보 보강 필요성이 제기될 수 있는 수준이다.
전 대표 부부가 보유한 지분 가운데 126만1790주는 아직 담보로 제공되지 않았다. 이날 종가(13만9500원) 기준 시가는 약 1760억원이다. 기존 주담대에 적용된 담보유지비율 140%를 단순 적용하면 미담보 주식으로 받을 수 있는 이론상 대출 한도는 약 1257억원으로, 잔여 증여세로 알려진 1240억원을 약 17억원 웃돈다.
단순 계산상 미담보 주식 전부에 동일한 담보유지비율이 적용된다고 가정하면 잔여 증여세 1240억원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주가가 약 13만7600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현재 주가는 이를 약 1.4% 웃도는 수준이다. 이에 주가가 추가 하락할 경우 단순 계산상 잔여 증여세 규모만큼의 추가 대출 여력이 부족해질 수 있다. 블록딜 대신 주담대를 활용하겠다는 증여세 재원 마련 전략이 주가 흐름에 영향을 받고 있는 셈이다.
특히 전 대표는 "사업 성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지분을 매각하지 않겠다"며 블록딜 대신 주담대 등을 통해 증여세를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삼천당제약의 주가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추가 주담대 조건이 불리해지거나, 담보로 제공해야 할 주식 수가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추가 담보 제공이나 다른 재원 마련 방안의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 주식 매각을 배제한다는 전 대표의 기존 방침 역시 향후 주가와 사업 성과에 따라 변수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결국 전 대표가 지분 매각 없이 증여세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기존 계획을 유지하려면 주가 회복이 뒷받침돼야 한다. 회사의 주력 사업인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제네릭과 경구용 인슐린 등의 허가 및 상업화 성과가 향후 주가뿐 아니라 전 대표의 증여세 해법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천당제약의 기업가치는 결국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제네릭과 경구용 인슐린 등 핵심 파이프라인의 성과에 달려 있다"며 "전 대표가 지분 매각 대신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증여세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사업 성과가 주가와 재원 마련 전략에 모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기존에 밝힌 증여세 재원 조달 계획에 변화가 없으며, 세금 납부는 과세당국이 정한 일정에 따라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추가 요청을 받은 사실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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