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김현구 기자 =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세제개편안에 대해 입법예고와 국회 논의 과정에서 합리적인 범위 내 수정·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택 보유세 개편으로 전월세 매물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서는 주택 공급 확대와 서민·실수요자를 대상으로 한 금융지원 대책을 추가로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구 부총리는 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현재 부동산 세제개편에 대한 시장 반응과 국민 여론을 계속 경청하고 있다"며 "입법예고와 국회 논의 단계에서 국민 의견을 충분히 듣고 필요한 부분은 반영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개편안의 수정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는 얼마든지 국민을 존중하고 경청하겠다"고 답했다.
◆ "30억원 이하 1주택 세 부담 줄어…40억 이상 정상화"
구 부총리는 이번 개편으로 시가 30억원 이하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줄어드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1가구 1주택은 시가 20억원까지 종부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고, 20억~30억원 구간은 오히려 세 부담이 줄어든다"며 "30억원 이하 주택이 전체의 거의 99%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30억~40억원은 세 부담이 점진적으로 올라가고, 40억원 이상 주택부터 공제 수준에 따라 세 부담을 정상화했다"며 "40억~50억원 이상 주택은 그동안 세 부담이 다소 낮았던 만큼 과세 형평성을 제고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택 수 대신 보유 주택의 총가액을 기준으로 과세체계를 바꾼 데 대해서는 국민 의견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구 부총리는 "30억원짜리 주택 한 채와 10억원짜리 주택 세 채는 가액이 같지만 기존에는 세 채를 가진 경우 세 부담이 훨씬 높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가액 기준으로 바꿔달라는 의견이 절대다수였고 이를 개편안에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다주택자 양도소득세(양도세) 중과 조정에 대해서는 '유예'가 아닌 단계적 정상화라고 선을 그었다.
구 부총리는 "보유세 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양도세 중과까지 한꺼번에 적용하면 부담이 급격히 커진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2주택자의 중과세율은 내년 5%포인트(p), 2028년 10%p, 2029년 이후 20%p로 단계적으로 현실화된다"고 설명했다.
구 부총리는 이번 개편으로 보유세와 거래세가 모두 늘었다는 지적도 반박했다. 그는 "30억원 이하 1주택자는 보유세가 줄고, 10년 이상 거주한 뒤 양도할 경우 양도세도 줄어든다"며 "상위 약 1.1%의 세 부담을 정상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 장기보유보다 실거주 우대…"거주 중심 주택시장 정착이 목적"
정부는 기존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장기거주소득공제로 개편해 주택을 단순히 보유한 경우보다 실제 거주한 경우에 더 많은 공제 혜택을 줄 방침이다.
10년 동안 거주한 1주택자는 연 8%씩 최대 80%의 공제를 받을 수 있다. 구 부총리는 "거주 주택은 최대한 보호하되 거주 목적 없이 보유만 하는 주택과는 차별화했다"며 "거주 중심의 주택시장 정착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직장 변경이나 질병, 자녀 전학, 해외 체류, 부모 봉양 등 불가피한 사유로 거주하지 못한 경우에는 실제 거주한 것으로 인정할 계획이며, 기본 예외 인정기간은 3년이지만 추가 조정 가능성도 열어뒀다.
구 부총리는 "3년이 지난 뒤에도 합리적인 불가피한 사유가 있다면 국민 의견을 들어 다시 검토하겠다"며 "국민이 불편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인정 기준은 법률 통과 후 시행령 개정 과정에서 마련할 예정이다.
만 65세 이상 고령자가 수도권 주택을 팔고 비수도권으로 이주할 때 제공하는 양도세 감면은 선택에 따른 인센티브라고 강조했다.
◆ "전월세 부담 인식…공급·금융 추가대책 발표"
정부는 집주인의 실거주를 유도하면서 전월세 매물이 줄고 세입자의 주거비가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단기적으로 전월세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이 늘어날 수 있어 월세 세액공제를 확대하고 청년에게는 소득 구분 없이 더 높은 공제율을 적용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주택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며 "아파트는 공급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비아파트 공급도 늘리고 무주택자와 청년·신혼부부의 주택금융 애로를 해소하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추가 대책 발표 여부에는 "공급 대책과 금융 대책이 추가로 나올 예정"이라고 답했다. 다만 대출 규제의 전면적인 완화보다 청년과 신혼부부, 무주택 서민 등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한 선별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구 부총리는 청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만기를 5년으로 제한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가입을 종료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격요건을 중간 점검하기 위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구 부총리는 "청년형 ISA는 이자·배당소득 전액 비과세와 납입액 소득공제 등 혜택이 크기 때문에 5년 단위로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 여부를 확인하려는 것"이라며 "5년이 지나면 무조건 끝나는 것은 아니며 요건을 충족하면 연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hyun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