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미경 기자 = 청와대와 정부, 민간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성공을 이끌 '메가특구 특별법'을 연내 제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특별법을 활용해 각종 인허가와 환경영향평가를 단축하고 전력·용수·교통 기반 시설과 정주 여건을 신속히 갖출 방침이다.
광주 군(軍) 공항 부지를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산단으로 조기에 활용하고자 2028년 하반기까지 군 시설을 이전하고 임시 분산 배치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메가프로젝트 민관 합동 2차 점검 회의를 주재하며 이같이 결정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회의 직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규제 혁신과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 피지컬 인공지능(AI) 생태계 구축, 권역별 인프라 적기 공급을 골자로 한 세부 추진 결과를 발표했다.
◆호남권·용인 클러스터 인프라 확충…속도전 넘어 전격전으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의 핵심 사안인 전력과 용수는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웠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호남권은 1단계 공급선로를 신속히 구축해 2028년 말부터 전력을 공급하고 지역 내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연료전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등 발전원을 확충한다. 2030년까지 필요한 하루 65만t의 용수도 하수 재이용수와 동복댐·주암댐·나주댐을 활용해 확보하기로 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2041년까지 최종 전력수요 14.7GW(기가와트)를 차질 없이 공급하고 통합용수공급 사업도 신속히 추진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늘 말하는 것처럼 관련 절차를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해 소요 시간을 대폭 줄이고 규제도 지속적으로 개선해 최대한 빠른 집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겠다"며 "속도전을 넘어서 전격전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반도체 클러스터의 용수와 전력 문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전력과 용수 공급 계획도 차질 없이 준비해야 한다"며 "국회와 긴밀히 소통해 관련 법령의 제·개정에도 속도를 내자"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대만 TSMC의 일본 구마모토현 1공장을 예로 들면서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일본에서는 대만 TSMC가 2022년 구마모토현 1공장 건립 계획을 발표한 지 6개월 만에 착공해 3년 만인 2025년 12월 양산을 시작했다. 당시 일본 정부가 투자금의 40%(11조 4000억 원)를 보조금으로 지급하고 구마모토현이 공업 용수와 도로 정비 문제를 직접 해결했다.
◆청와대 전담 조직 신설…'메가특구 특별법' 연내 추진
청와대는 메가프로젝트 추진 과정 자체를 정부의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지방 투자를 가로막는 애로사항을 발굴해 규제혁신 리스트를 만들고 차근차근 해결해 나갈 계획이다.
강 실장은 "연내 메가특구 특별법 제정을 추진해 각종 인허가와 환경영향평가를 단축하고 전력·용수·교통 기반 시설과 주거·교육 정주 여건을 신속하게 갖출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강 실장은 "청와대에 신설 예정인 메가프로젝트 전담 조직과 함께 총리실에는 메가프로젝트 범정부 지원협의회를 둬 부처 간 협업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 실장은 "적극행정 제도를 활용해 담당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행정을 독려하는 등 정부의 일하는 방식을 혁신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조직 개편과 관련해 강 실장은 "청와대에 메가프로젝트 전담 수석급 조직을 신설하는 문제는 이전에 예고된 바가 있고 현재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총리실에 만드는 지원협의회에 대해 강 실장은 "총리가 주도하는 협의회에서는 부처 간 이견을 조정하고 문제를 물어 나갈 방침"이라며 "청와대는 그 가운데 굵직굵직하게 풀어야 할 숙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산단에 주(週) 최대 52시간제 근로 예외 적용 방안과 관련해 강 실장은 "오늘 이 부분에 대한 논의가 약간 있었다"며 "기본적으로 주 52시간제와 관련된 입장은 노동계가 매우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입장을 먼저 정해 놓고 추진할 사안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강 실장은 "메가프로젝트의 성공 자체가 주 52시간제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관될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해당 지역과 노동계가 함께 논의해 그 논의의 공간을 열어낼 때 가능한 문제"라고 부연했다.
◆K자형 양극화 해소…'함께 성장 프로젝트' 가동
투자 성과가 대기업에 치중되지 않고 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되도록 상생협력 방안도 추진한다.
청와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반도체 기술개발부터 실증·양산까지 협력하는 '함께 성장 프로젝트'를 향후 10년간 1조 원 규모로 추진하기로 했다.
수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의 자금난을 해소할 수 있도록 상생 무역금융 5조 원도 공급한다. 반도체 분야 유망 소부장 기업과 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팹리스)에 집중 투자하는 약 5조 원 규모의 반도체 신규 펀드도 조성할 방침이다.
피지컬 AI 육성 방안도 논의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2030년까지 연구용·데이터 팩토리용 휴머노이드를 700대, 사족보행 로봇 등을 1000대 이상 구매해 초기 시장을 창출하겠다고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이는 피지컬 AI 시장 창출에는 부족한 수준"이라며 수요 조사를 바탕으로 정부 구매 규모를 대폭 확대해 로봇 생태계를 구축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김용관 삼성전자 사장과 정승일 SK 미래성장담당 사장 등 기업 관계자 반응에 대해 강 실장은 "'이렇게 빨리 일이 추진될 줄 몰랐다' '정말 감사한 일이고 우리 회사들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했다"고 전했다.
기업들의 구체적인 투자 계획 발표 시점과 관련해 강 실장은 "저희가 부지를 확보하고 나면 기업들이 언제 어떻게 일정에 맞춰 움직일 것인지는 각 기업에서 별도로 알려드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광주 군공항 2028년 하반기 이전
지난 1차 점검회의에 이어 광주 군(軍) 공항 부지 826만㎡(250만 평)의 국가산단 후보지 지정에 따른 후속 조치도 구체화됐다.
강 실장은 "오늘 회의에서는 군 시설 이전과 임시 분산배치를 2028년 하반기까지 완료해 군공항 부지가 반도체 산단으로 조기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 실장은 "탄약고 예정 부지의 경우 부지 조성 작업을 조기에 착수해 기업이 원하는 경우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팹(공장) 착공이 가능하도록 부지를 선제적으로 정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군공항 이전 시기가 2028년으로 정해진 배경에 대해 강 실장은 "군공항 부지 이전을 이보다 더 빠르게 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전제했다.
강 실장은 "2028년 말이 최대한 빠른 시점이라는 것이 현재 저희 판단"이라며 "장관들과 청와대 실장들이 실무 점검을 거쳐 최대한 일정을 당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의 광주 군공항 협의 문제와 관련해 강 실장은 "광주 군공항은 전시에 미국의 핵심 전력을 수용하는 공동작전기지"라고 말했다.
강 실장은 "연합방위태세와 한미동맹 현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도 조기에 미 측 시설을 이전할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에서 적극 미 측과 협의할 예정"이라며 "미국도 지금까지는 긍정적으로 협의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부대 기능의 구체적인 임시 분산 배치처에 대해 강 실장은 "군사기밀과 관련된 사안이 많아 자세히 설명드리기 어렵다"면서도 "한국군의 안보와 대비태세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전남통합특별시와 무안군의 이해 관계 조율에 대해 강 실장은 "광주시와 무안군이 잘 협의하며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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