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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올해 초 증시를 주도했던 모멘텀 매매 대상 중 하나였던 광학 부품 종목들이 인공지능(AI) 지출 확대에 대한 투자자 신뢰 회복과 함께 다시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어플라이드옵토일렉트로닉스(AAOI), 루멘텀홀딩스(LITE), 코히런트(COHR), 파브리넷(FN), 코닝(GLW) 등의 주가가 지난 7월 말 이후 각각 25%를 넘는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 가운데 어플라이드옵토는 최근 10거래일 동안 80%를 넘는 급등세를 기록해 상승폭이 가장 컸으며 코히런트는 같은 기간 61% 올랐다. 이번 상승세는 마이크로소프트(MSFT), 알파벳(GOOGL), 아마존닷컴(AMZN), 메타플랫폼스(META) 등 대형 기술기업들의 공격적인 AI 설비투자 계획이 지속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확신이 커지면서 나타났다.
파운더ETF의 마이클 모너핸 포트폴리오매니저는 "광학 관련주는 AI 산업의 병목 지점에 해당해 가격 결정력과 수주가 늘어나는 동시에 모멘텀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며 "설비투자 지출의 가속화가 이어지는 한 이들 종목의 상승세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요일 루멘텀의 4분기 실적과 1분기 전망이 모두 예상을 웃돌면서 관련 종목 주가는 대부분 상승했다. 루멘텀은 16% 올랐고 코히런트는 9%, 파브리넷은 11% 상승했으며 어플라이드옵토와 코닝은 각각 5% 올랐다.
광학 부품은 빛을 이용해 데이터를 기존 구리 배선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전송하는 장비다. 인공지능 연산용 데이터센터가 유례없는 속도로 늘어나면서 관련 장비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관련 종목들은 이러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자금이 유입되면서 올해 초부터 상승세를 나타냈다. 2026년 초부터 5월 중순까지 코닝, 루멘텀, 코히런트는 10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해 S&P500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상승률 상위 15위 안에 들었으며 지수에 편입되지 않은 어플라이드옵토의 경우 446% 급등했다.
그러나 이 시점을 전후해 투자자들은 AI 지출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으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이러한 분위기 변화는 반도체 관련주에서 먼저 나타났으며 이후 7월 말까지 이어진 기술주 전반의 매도세로 확산됐다.
다만 대형 기술기업들이 견조한 클라우드컴퓨팅 매출을 공개하고 대규모 지출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분위기는 다시 반전됐다. 이에 따라 광학 관련 기업 등 관련 지출의 수혜 종목들의 주가가 전반적으로 재차 상승했다. 현재 시점에서는 개별 기업의 실적보다 주요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의 설비투자 전망이 이들 종목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모너핸 매니저는 "현재 투자자들은 이익이나 매출보다는 설비투자 지출 흐름에 더 주목하고 있다"며 "지출이 둔화되면 이들 종목의 주가는 되돌림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광학 관련주의 최근 상승세를 촉발한 계기는 지난주 로이터통신 보도였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일부 중국산 데이터센터 부품, 이 가운데 특정 광트랜시버 제품에 대한 수입 금지안을 마련 중이라고 전했다. 해당 방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시행될 경우 미국 광학 장비 제조업체로 더 많은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모너핸 매니저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 금지가 시행될 경우 미국 국내 공급업체들의 병목 지위는 한층 강화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병목 현상이 해소되거나 종료될 경우 밸류에이션이 빠르게 빠질 수 있어 그에 따른 위험과 변동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수요 가속화
블룸버그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27년에는 AI 수요 증가와 함께 광학 부품 시장의 경쟁 강도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어플라이드옵토의 매출은 지난해 80%를 넘게 증가했으며 이 같은 증가세는 올해 130%, 2027년에는 174%까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루멘텀 역시 이번 회계연도에 매출 증가율이 뚜렷하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관련 기업들은 이미 대규모 지출에 힘입어 실적 기초체력이 개선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어플라이드옵토는 지난주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매출이 86% 증가했으며 최근 6개월 동안 2027년 매출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는 90% 넘게 상향 조정됐다. 해당 종목의 올해 누적 상승률은 285%에 이른다.
올해 158% 오른 루멘텀은 화요일 오후 발표한 회계연도 4분기 실적에서 견조한 성과를 나타냈으며 1분기 전망치도 애널리스트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올해 90% 넘게 오른 코히런트는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며 올해 약 60% 오른 광네트워킹 장비업체 시스코시스템즈(CSCO) 역시 같은 날 실적을 공개한다.
물론 이들 기업의 높은 밸류에이션이 정당화되려면 앞서 언급한 성장 전망이 실제로 실현돼야 한다는 전제가 따른다. 루멘텀은 S&P500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밸류에이션 상위 40개 종목에 포함되며 향후 12개월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41배로 최근 10년 평균치인 19배의 2배를 넘는 수준이다. 코히런트와 파브리넷 역시 장기 평균 대비 비슷한 수준의 프리미엄에 거래되고 있다.
수요 환경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로 엔비디아(NVDA)는 올해 초 실리콘포토닉스 개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루멘텀과 코히런트에 각각 20억달러 규모의 다년간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션 첸 애널리스트는 지난 6월 엔비디아의 베라루빈 서버와 관련된 수요가 "공동패키지형 광학(co-packaged optics) 분야에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AI 아키텍처가 구리 배선에서 광학 제품으로 전환되는 흐름은 관련 기업들에 뚜렷한 장기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로버트더블유베어드의 테드 모턴슨 기술 담당 전략가는 이 같은 전환이 2027년에야 본격화될 것이라며 그 전까지는 올해 초와 마찬가지로 주가가 극심한 변동성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모턴슨 전략가는 "올해 기준으로는 밸류에이션이 정당화되기 어렵지만 2027년, 2028년, 2029년 실적을 기준으로 보면 한층 매력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며 "이 시점이 도래하기 전까지는 실질적인 수요 개선을 체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전까지는 거래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이며 예상치 못한 변수가 불거져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며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bernard02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