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올해 증시에서 새내기 주들이 공모가를 밑돌며 '고평가 IPO(기업공개)'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커진 가운데 소노인터내셔널이 3조원 안팎의 몸값을 내걸고 세 번째 상장 도전에 나섰다. 하반기 IPO 대어의 귀환이라는 기대와 함께 시장의 관심은 소노인터내셔널이 3조원의 기업가치를 어떻게 입증할지에 쏠리고 있다.
◆ 90%가 공모가 밑돌아…'상장=흥행' 공식이 깨진 하반기
올해 기업 공개 시장은 겉보기와 속사정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7월 기관 수요 예측을 거쳐 상장한 주요 기업들의 공모가 대비 첫날 시초가 평균 수익률은 73.1%로 양호했지만, 물량 소화 과정에서 주가가 급락하며 첫날 종가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꺾였고 7월 말 기준 보유 수익률은 평균 마이너스 45.4%까지 추락했다. 증권업계 집계로는 올해 신규 상장주의 약 90%가 공모가 아래에서 거래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런 흐름 속에서 소노인터내셔널과 무신사 등 대어급 기업의 상장 성패가 하반기 IPO 시장 전체 분위기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노인터내셔널이 하반기 대형 상장 재개의 첫 시험대로 지목되는 이유다.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강화로 공모가 적정성 심사가 한층 엄격해진 만큼 주관사들도 밸류에이션 검증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 세 번째 도전…피어 그룹 부재에 SOTP 방식 유력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 6월 26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했고, 6월 29일 이를 공식화했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대신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 상장 추진은 이번이 세 번째다. 첫 도전이었던 2019년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호텔·리조트 업황 위축으로 계획을 철회했고, 지난해에는 티웨이항공(현 트리니티항공) 인수 이후 그룹 재무 안정화에 집중하기 위해 일정을 연기했다.
시장은 소노인터내셔널의 기업 가치를 3조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일부 투자은행 업계에서는 4조원대까지 가능하다는 시각도 있으나, 시장의 중론은 3조원 쪽에 가깝다.
밸류에이션 산정의 최대 난관은 피어 그룹 선정이다. 국내에서 리조트 체인 사업을 전문적으로 영위하는 상장사를 찾기 어려운 탓이다. 우선 거론되는 국내 후보군은 강원랜드, 파라다이스, 모나 용평, 아난티 네 곳이지만 소노인터내셔널과 사업 구조가 딱 맞아떨어지는 곳은 없다는 평가다. 모나 용평과 아난티의 시가총액은 각각 2000억원, 5700억원 수준으로 예상 밸류에이션과 격차가 크고, 두 회사 모두 리조트 분양업 비중이 높다는 점도 비교 대상으로 삼기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이 때문에 주관사단은 메리어트 등 해외 리조트 기업을 피어 그룹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해외 리조트 기업의 주가수익비율과 상각 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 가치 배수는 국내 기업보다 통상 1.5배에서 3배가량 높아, 해외 기업을 비교군에 포함할 경우 산정된 기업 가치가 지금 거론되는 수준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이런 가운데 소노인터내셔널은 리조트·호텔 본업과 트리니티항공 지분 가치를 따로 떼어 평가하는 SOTP(Sum Of The Parts, 분할 가치 평가) 방식을 활용할 것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투자 업계에서는 트리니티항공의 높은 부채비율에 따른 재무 부담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본업과 항공 자회사를 하나의 잣대로 합산 평가하기보다 각각 따로 산정한 뒤 더하는 분할 평가 방식이 더 타당하다고 보고 있다. 항공 자회사의 리스크를 리조트·호텔 본업의 밸류에이션에 그대로 얹을 경우 전체 기업 가치가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 매출·영업이익 두 자릿수 증가…항공 자회사 부담은 변수
실적은 개선세다. 소노인터내셔널의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은 9688억원으로 전년 대비 9.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482억원으로 같은 기간 11.4% 늘었다. 같은 기준 자기자본은 6646억원, 총자산은 6조 3037억원이다. 소노인터내셔널은 국내 21개, 해외 22개 지역에서 약 1만 5000객실 규모의 호텔·리조트를 운영하며, 스키장과 워터파크, 승마장, 골프장 등 레저 시설도 함께 갖추고 있다.
다만 자회사 지원에 투입된 자금 규모가 상장 심사에서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소노인터내셔널은 2024년 1308억원에 트리니티항공(옛 티웨이항공)을 인수한 뒤 지난해 8월 900억원, 870억원 규모 유상증자 참여에 이어 최근에는 최대주주 대상 신종자본증권(영구채) 1100억원까지 발행하는 등 누적 투입 자금이 7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특수목적법인 대상 800억원 유상증자에는 주가수익스와프 구조가 얹혀, 2년 뒤 트리니티항공 주가가 약정 수준보다 낮으면 소노인터내셔널이 손실을 보전해야 하는 우발 채무 성격의 부담도 안고 있다. 이런 지원에 힘입어 트리니티항공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3500%에서 올해 1950%로 낮아졌다. 투자 업계에서는 1950%라는 수치 안에는 트리니티항공을 인수한 금액이 포함돼 있기에 실제로는 훨씬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이미 코스피·코스닥에 상장된 계열사 3곳을 거느리고 있다. 예비심사 신청 시점 기준 소노스퀘어 지분 34.30%, 티웨이홀딩스 지분 46.26%의 최대주주이며, 트리니티항공 지분도 41.95% 직접 보유하고 있다. 상장 계열사 3곳을 둔 상태에서 비상장 모회사가 상장을 추진하는 첫 사례다.
예비심사 신청 시점 기준 소노인터내셔널의 최대주주는 박춘희 명예회장 등 특수 관계인 4명으로, 지분 64.1%를 보유하고 있다. 예정 공모 주식 수는 1970만 주로, 상장 예정 주식 수 6574만 4240주의 약 30%에 해당한다. 이번 공모가 전량 신주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진 점을 고려해 공개된 지분율과 발행 주식 수를 단순 계산하면, 상장 이후 최대주주 등 특수 관계인의 지분율은 45% 안팎까지 낮아질 것으로 추산된다.
성장성을 뒷받침할 신사업으로는 서울 잠실 프로젝트가 꼽힌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 5월 14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약 35만 제곱미터 부지에 조성되는 '잠실 스포츠·마이스 파크 복합 공간 조성 민간 투자사업'의 5성급 호텔 운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 사업은 총 사업비 2조 1672억원 규모의 BTO(Build-Transfer-Operate) 방식 민간 투자사업으로, 건설 6년·운영 40년으로 계획돼 있다. 주관사인 한화컨소시엄과 서울시의 협의를 거쳐 최종 운영사로 확정되면, 소노인터내셔널의 프리미엄 브랜드 '소노캄'을 적용한 '소노캄 서울 잠실'로 운영될 예정이다. 서울 도심에 소노 브랜드가 처음 진출하는 사례로, 이를 계기로 주요 도심 지역으로 위탁 운영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소노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코스피 상장을 계기로 고객 중심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강화하고, 국내는 물론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안정성과 성장성을 모두 갖춘 글로벌 하스피탈리티 대표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상 코스피 예비 심사는 변수가 없을 경우 45영업일 이내에 완료돼, 소노인터내셔널의 연내 상장 완주가 가능한 스케줄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구체적인 공모 주식 수와 희망 공모가,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예비 심사 통과 이후 증권신고서 제출 과정에서 확정된다. 올해 새내기 주들의 잇단 주가 부진 속에서 소노인터내셔널이 합리적인 밸류에이션으로 시장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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