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LG와 엔비디아의 협력이 구상 단계를 넘어 실제 제품과 생산 현장, 인프라 구축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내년 1분기 휴머노이드 로봇 공개를 시작으로 2027년 AI(인공지능) 팩토리 레퍼런스 구축, 2028년 80MW 규모 AI 팩토리 확대까지 구체적인 일정표도 제시됐다. LG는 엔비디아의 AI 플랫폼에 계열사별 하드웨어와 제조·운영 역량을 결합해 로봇·AI 팩토리·모빌리티 3대 분야에서 '표준'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14일 LG에 따르면 엔비디아와 지난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엔비디아 본사에서 전략적 사업협력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휴머노이드 내년 1분기 공개…LG 부품·엔비디아 '두뇌' 결합
LG가 엔비디아와 공동 개발하는 차세대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은 내년 1분기 처음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이번 협력에서 가장 먼저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오는 분야다. 엔비디아의 휴머노이드 파운데이션 모델 '아이작 그루트'와 고성능 컴퓨팅 플랫폼 '젯슨 토르'를 기반으로 하고, LG전자의 엑추에이터와 LG이노텍 센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등 계열사 핵심 기술을 결집한다.
휴머노이드 공개에 앞서 실제 제조 현장에서의 로봇 실증도 시작한다. LG는 연내 휠 베이스 형태의 'LG 클로이드'를 미국 테네시 세탁기 공장 생산라인에 투입해 성능과 활용성을 검증한다. 이후 글로벌 생산시설을 넘어 가정과 상업 공간까지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로봇을 똑똑하게 만드는 데이터 확보에도 나선다. LG CNS의 '피지컬웍스'를 기반으로 로봇의 데이터를 수집·생성하고 학습과 검증을 반복하는 데이터 팩토리를 구축한다. 이 과정에서 축적한 제조 현장 데이터와 실증 경험은 LG가 자체 개발 중인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 고도화에도 활용된다.
◆2028년 80MW AI 팩토리…'One LG' 통합 솔루션 시험대
AI 팩토리는 2027년 상반기 첫 레퍼런스 사이트 구축을 시작으로 2028년 상반기 충남 천안 80MW 규모로 확대된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과 DSX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LG전자 냉각 기술,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LS 전력 솔루션, LG CNS와 LG유플러스의 설계·운영 역량을 한데 묶는 방식이다.
첫 단계인 2027년 상반기에는 베라 루빈 기반 AI 팩토리를 조기에 구축해 LG의 냉각·전력·IT 기술을 실제 환경에서 적용하고 검증한다. 이어 2028년 상반기에는 충남 천안에 80MW 규모 AI 팩토리로 확대한다. 서버와 냉각·전력 설비를 미리 모듈 형태로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프리패브 방식을 적용해 건축 기간도 20% 이상 단축한다는 계획이다.
LG가 노리는 것은 자체 AI 인프라 확보에 그치지 않는다. 2027년 기술 검증→2028년 대규모 레퍼런스 확보로 이어지는 단계를 밟아, 검증된 'One LG' 통합 솔루션을 글로벌 빅테크에 패키지로 제안하겠다는 전략이다. AI 팩토리를 실제 수주를 끌어오는 쇼케이스로 활용해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IVI 넘어 자율주행까지…전장 사업 외연 확대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LG의 기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사업을 자율주행 영역까지 넓힌다. LG는 엔비디아 '드라이브 하이페리온' 플랫폼에 자체 차량용 소프트웨어와 IVI 기술을 결합한 차세대 AIDV용 고성능 컴퓨팅 플랫폼을 개발한다.
핵심은 자율주행 기능과 차량 내 AI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는 것이다. LG가 기존 디스플레이·인포테인먼트 중심의 전장 사업에서 자율주행 컴퓨팅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이 되는 셈이다. 향후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한 수주 경쟁에서도 새로운 무기가 될 수 있다.
구광모 ㈜LG 대표는 "양사의 협업이 속도를 내면서 AI 팩토리, 피지컬 AI, 모빌리티 분야에서 함께 할 과제가 명확해졌다"며 "산업을 선도하는 레퍼런스 구축을 통해 AI 확산을 가속화 하겠다"고 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창립자 겸 CEO는 "피지컬 AI가 제공하는 가장 중요한 기회는 모든 기계가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추론하며, 사람과 함께 안전하게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데 있다. 이는 가정과 공장 현장, 도로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일상을 새롭게 바꿔놓을 것"이라며 "LG와 엔비디아는 수년간 이어온 협력을 바탕으로 LG의 제품 엔지니어링 및 제조 분야 리더십과 엔비디아의 기술을 결합해 로봇, AI 팩토리, 자율주행차의 새로운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고 말했다.
mky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