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모종의 소통을 하고 있다는 취지의 트럼프 발언이 북미 간 진실공방으로 이어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이 대화 제안에 응답했다고 주장하면서 "매우 긍정적(very positive)"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미측에 한미 훈련 축소 넘어선 조치 요구 분석
그의 언급은 하루 전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을 중단 내지 축소할 것을 지시하는 대북 유화 제스처를 취한 직후에 나와 큰 관심을 끌었고 북한의 반응에 눈길이 쏠렸다.
하지만 북한은 19일 밤 관영 매체를 통해 이를 사실상 부인하는 입장을 냈다.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자신이 북미 정상 간 소통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면서 "아마도 우리 최고지도부의 대외정책과 관련해 내가 알지 못하고 있는 유일한 사안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유의 화법으로 트럼프의 주장을 일축한 것이다.
김여정의 반응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연내 김정은과의 만남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김여정은 북미 정상 간 소통에 대해서는 "나는 전혀 알지 못하는 일"이라며 "아마도 우리 최고지도부의 대외정책과 관련해 내가 알지 못하고 있는 유일한 사안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의 흐름으로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대북접촉을 시도해 왔고, 이를 특유의 과장이나 아전인수식 해석으로 공개하면서 기정사실로 굳히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관측된다.
또 북한은 김정은의 '입' 역할을 하는 김여정을 통해 미국 측에 보다 확실한 대북 메시지를 보내줄 것과 이를 위해 한미 군사 연습 축소 조치를 넘어서는 분위기 조성 작업에 나서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은-트럼프 만남 성사 높은 쪽으로 무게 중심
다만 북한이 김정은과 트럼프의 '개인적' 친분에 대해 부인하지 않고 있는데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재확인된 만큼 두 사람의 만남은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쪽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유력 매체와 전문가 그룹에서는 오는 11월 18∼19일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김정은-트럼프 회동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가 아시아 지역을 방문하는 기간 김정은과 회동하는 형식이 유력하다는 점에서다.
김정은이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선전을 방문하는 건 부담일 수 있다.
중국이란 점은 긍정적일 수 있지만 다자외교 무대에 제대로 서 본적이 없다는 점에서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다는 점에서 북미 직접 대화를 원하는 김정은으로서는 한국 측의 개입이 우려될 수 있다.
김정은은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트럼프와 회동했을 당시 문재인 당시 한국 대통령의 동참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고, 직후 트럼프에게 보낸 친서에서 '문재인 배제'를 강하게 요청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와 김정은이 중국 내 다른 지역이나 싱가포르 등 두 사람이 익숙한 장소에서 만날 가능성이 거론된다.
◆시진핑 9월 訪美 분수령…트럼프와 회담 성과 주목
또 트럼프가 파격적인 대북 외교행보를 과시하기 위해 전용기 편으로 원산 갈마반도를 방문해 회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정은은 10여년 간의 시도 끝에 이 곳에 해안관광리조트를 건설했고, 지난해 1월 취임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멋진 해안'을 갖고 있다고 부러워하는 언급을 하기도 했다는 점에서다.
중간선거 이전에 외교적 성과를 거두는 게 절실한 트럼프 입장에서는 APEC 시점보다 더 앞당겨야 할 필요성도 크다.
11월 3일로 잡힌 중간선거 이후 김정은을 만나는 것보다 10월 정도로 앞당기는 게 긴요하다는 측면에서다.
이럴 경우 10월에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이른바 '옥토버 서프라이즈(October Surprise)'가 현실화할 수도 있다.
9월 24일 미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하게 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트럼프의 요청에 따라 김정은을 회담 테이블에 나오도록 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란 분석도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대만 문제등 시 주석의 관심사에 대해 트럼프가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조력을 요청할 공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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