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올해 2분기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증시 거래대금 급증에 힘입어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거뒀지만, 증권주 주가는 오히려 약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개선세만 놓고 보면 증권업종에 우호적인 환경이지만,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거래대금에 민감한 증권사의 이익 변동성에 대한 경계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상대적으로 방어적 성격이 강한 은행주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증권주와 은행주 간 주가 차별화도 뚜렷해지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5대 증권사(미래에셋증권·한국금융지주·NH투자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의 합산 순이익은 4조509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 1조7841억원과 비교하면 152.6% 증가한 규모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상반기 순이익도 7조763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조1832억원보다 143.9% 급증했다. 코스피 랠리와 함께 국내외 주식·상장지수펀드(ETF) 거래대금이 크게 늘면서 브로커리지 수익이 증가했고, 자산관리(WM) 부문도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으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그러나 실적과 주가의 방향은 엇갈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최근 1주일간 KRX 증권지수는 6.62% 하락했다. 같은 기간 KRX 은행지수는 0.45% 내리는 데 그쳤다. 1개월 기준으로도 KRX 증권지수는 18.14% 하락한 반면 KRX 은행지수는 4.09% 떨어지는 데 그쳤다. 6개월 기준으로는 증권지수가 32.35% 급락해 은행지수(-7.22%)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증권가에서는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증권사의 높은 시장 민감도가 투자 매력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증시가 활황일 때는 거래대금 증가가 실적 개선으로 직결되지만, 시장이 위축될 경우 이익 감소 폭도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상 최대 실적에도 시장 변동성의 이익 노출도가 높은 증권주보다 방어적인 금융 업종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국면"이라며 "재평가의 조건은 이익의 절대 수준이 아니라 실적 모멘텀과 주주환원의 결합"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외 거래대금 동반 급증으로 커버리지 증권사 모두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3분기 들어 국내는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거래대금에 민감한 브로커리지 중심의 이익 성장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수 있을지가 증권주 주가의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주주환원 정책도 증권사별 주가 차별화를 가를 요인으로 꼽힌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은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고배당기업 분리과세 요건을 충족하고 이를 유지하는 것을 주주환원의 주요 기준으로 언급했다. 올해 배당소득 분리과세 제도가 도입된 만큼, 향후 실적 개선분을 배당 확대 등으로 얼마나 연결할 수 있을지가 증권사별 투자 매력을 가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증권주의 재평가를 위해 사상 최대 수준으로 올라선 이익의 절대 규모보다 거래대금 둔화에도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는지, 늘어난 이익을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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