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LG이노텍이 인공지능(AI) 가속기용 고부가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의 고객사 공급을 위한 협의에 들어갔다. 지난달 한 변 길이 100㎜가 넘는 AI 가속기용 FC-BGA를 처음 공개한 데 이어 실제 공급을 위한 고객 협의에 착수하면서 2027년 양산을 향한 상용화 절차가 본격화한 것이다.
2022년 FC-BGA 시장에 뒤늦게 진입한 LG이노텍이 네트워크·TV와 PC용을 거쳐 AI용 제품까지 빠르게 영역을 넓히면서 삼성전기가 앞서 있는 고사양 시장 추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일 뉴스핌 취재에 따르면 LG이노텍은 AI 가속기용 제품을 포함한 AI용 고부가 FC-BGA를 놓고 고객사들과 실제 공급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일부 고객사와는 성능과 품질을 확인하기 위한 제품 검증 논의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 개발 넘어 고객 검증 단계…2027년 양산 준비 본격화
고객사 협의가 시작됐다는 것은 LG이노텍의 AI용 고부가 FC-BGA 사업이 연구개발을 넘어 양산 준비 단계 막바지에 들어섰다는 의미가 있다. 고객사의 성능·품질 기준을 충족해 실제 채택으로 이어질 경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하게 된다.
AI 가속기용 FC-BGA는 LG이노텍이 기존에 공급해온 제품보다 한 단계 높은 기술력이 요구된다. AI 가속기는 일반 PC용 반도체보다 크기가 크고 처리하는 데이터도 많아 기판 역시 대형화·고집적화해야 한다. 회로를 더 촘촘하게 구현하면서 안정적인 성능까지 유지해야 해 고객사의 성능·품질 기준도 까다롭다.
LG이노텍은 지난달 9일 'KPCA show 2026'에서 AI 가속기용 FC-BGA를 처음 공개하며 제품 개발이 상당 수준 마무리됐음을 입증했다. 공개된 제품은 한 변 길이가 100㎜를 넘는 대면적 기판으로, 초미세 회로 구현과 고다층화 등 핵심 기술이 적용됐다.
LG이노텍은 FC-BGA 적용처를 네트워크·TV에서 PC를 거쳐 AI용으로 단계적으로 넓혀왔다. 2022년 네트워크·모뎀과 TV용 제품으로 시장에 진입한 뒤 2024년 말 글로벌 빅테크 고객향 PC 칩셋용 제품을 양산했고, 올해 3분기부터는 PC 중앙처리장치(CPU)용으로 공급 범위를 확대했다. AI 가속기용 제품은 PC 중심이던 FC-BGA 사업을 AI용 고부가 시장으로 넓히기 위한 다음 단계다.
기판 사업은 LG이노텍이 미래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는 핵심 분야다. FC-BGA를 포함한 패키지솔루션사업은 올해 상반기 매출 9356억원, 영업이익 99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 94% 증가했다. LG이노텍은 패키지솔루션사업을 2031년까지 영업이익 1조원 규모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 10년 늦은 후발주자…AI용 제품으로 하이엔드 시장 추격
LG이노텍은 국내 FC-BGA 시장에서는 후발주자다. 삼성전기가 LG이노텍보다 10년 이상 먼저 FC-BGA 사업에 진출해 AI·서버 등 고사양 시장까지 영역을 넓힌 가운데 LG이노텍은 2022년에야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시장 진입 약 4년 만에 AI 가속기용 제품까지 개발하며 제품 수준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AI용 고부가 FC-BGA의 고객사 협의를 실제 수주와 양산으로 연결하면 삼성전기가 앞서 있는 국내 고사양 FC-BGA 시장에서도 본격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LG이노텍의 중장기 목표는 AI용을 넘어 더 넓은 하이엔드 FC-BGA 시장으로 진입하는 것이다. 우선 AI 가속기를 포함한 AI 학습·추론용 고부가 FC-BGA를 2027년부터 양산하고, 이후 자율주행과 서버용 제품 등으로 적용처를 확대해 2028년까지 하이엔드 FC-BGA 시장에 단계적으로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LG이노텍 관계자는 "AI 가속기를 포함한 AI용 고부가 FC-BGA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고객과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실제 공급을 위한 시도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mky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