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건설수주가 대규모 도로공사에 따른 공공 부문의 반등에도 민간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며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실제 시공 실적인 건설기성은 지난해보다 늘었지만 주거용 건축과 고용은 감소세를 이어갔다. 공사비 상승 부담도 지속되면서 건설업계의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
14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이 발표한 '월간 건설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건설수주는 15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8.1% 감소했다. 3개월 연속 감소세다.
발주 부문별로는 공공과 민간의 흐름이 엇갈렸다. 공공수주는 4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5.9% 증가했다. 국도46호선 남양주~춘천 제2경춘국도 도로건설공사 1~5공구 등 1조1000억원 규모의 도로공사 수주가 반영되면서 토목수주가 3조3000억원으로 13.9% 늘었다.
공공 주택수주는 5000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26.8% 감소했다. 비주택수주는 9000억원으로 6.0% 증가했다.
민간수주는 11조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13.0% 내렸다. 토목수주는 1조1000억원으로 21.2%, 비주택수주는 2조6000억원으로 32.2% 각각 줄었다.
민간 주택수주는 7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1.5% 감소했다. 압구정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4 재건축정비사업 2조1000억원, 사직3구역 재개발정비사업 4000억원 등 대형 정비사업 수주가 반영됐지만 지난해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실제 시공 실적을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11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7.4% 증가했다. 공공과 민간 기성이 각각 8.7%, 7.1% 늘었다.
공종별로는 토목기성이 3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13.4% 증가했다. 일반토목과 플랜트가 각각 14.8%, 17.6% 늘며 증가세를 뒷받침했다. 건축기성은 8조3000억원으로 5.3% 증가했다.
건축 부문 내에서는 주거용과 비주거용의 차이가 뚜렷했다. 비주거용 건축기성은 3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19.2% 증가했지만 주거용은 4조9000억원으로 2.7% 감소했다. 토목과 비주거용 건축의 실적 개선에도 주택 시공 부진이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회복으로 확산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고용 감소세도 장기화하고 있다. 8월 건설업 취업자는 187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7% 줄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28개월 연속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산업 취업자가 0.6%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건설기성 증가가 고용 확대로 이어지지 못한 모습이다.
원가 부담은 높아졌다. 8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8.74로 전년 동월보다 6.0% 상승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같은 달 소비자물가 상승률 3.1%를 웃돌았다.
자재별로는 시멘트 생산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0.6% 하락하고 레미콘은 1.8% 상승한 반면 일반철근은 11.5% 올랐다. 일반철근 시장가격지수도 18.3% 상승해 철근을 중심으로 자재비 부담이 이어졌다.
건설사들의 체감경기도 부진한 수준에 머물렀다. 9월 건설경기실사지수(CBSI) 종합실적지수는 73.2로 전년 동월보다 0.1포인트(p) 낮았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91.7인 반면 중견기업은 68.0, 중소기업은 60.0으로 격차를 보였다. 모두 기준선인 100을 밑돌았다.
이지혜 건산연 연구위원은 "8월 건설수주는 대규모 도로망 사업 확충에 따른 공공 토목의 선방에도 민간 비주택 및 토목 부문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했다"며 "건설기성 역시 전년 대비 지표는 개선세를 보였으나 주거용 건축 축소로 인해 과거 예년 수준의 활력을 되찾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높은 공사비 압박과 신규 물량 위축 속에서 대기업과 중소 건설사 간 체감경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만큼, 연말 공공 물량 집행의 가시화와 민간 투자 환경 개선이 절실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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