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한웅 기자 = 수림문화재단이 시각예술 기획자의 독립적인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시각예술 기획자 창작랩(VAPL/Visual Arts Planning Lab)'의 첫 번째 전시로 이시연 기획자의 《크라켄들을 위한 메모렉스》를 개최한다. 전시는 10월 22일부터 11월 28일까지 김희수아트센터 아트갤러리 2에서 진행된다.
'시각예술 기획자 창작랩'은 기획자를 전시의 매개자이자 창작의 주체로 보고, 기획자 고유의 관점과 아이디어가 독립적인 전시로 구현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작가 중심의 창작 지원을 기획자 영역으로 확장해 독립 큐레이터의 창작 역량을 강화하고 실험적인 전시기획이 실현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 선정된 4명의 기획자는 간담회, 멘토링, 네트워킹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각자의 기획을 발전시켜 왔다. 이번 이시연 기획자의 전시를 시작으로 참여 기획자들의 전시가 차례로 이어질 예정이다.
첫 번째 전시인 《크라켄들을 위한 메모렉스》는 신화 속 바다 괴물 '크라켄'을 통해 인간의 기억과 기록에서 누락되거나 잊힌 존재와 이야기를 살펴본다. 전시를 기획한 이시연은 현대미술이론을 공부하고 독립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신화와 미신 속 낯설고 기이한 존재, 사회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존재와 그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왔다.
전시는 익숙한 바다의 풍경 너머, 쉽게 포착되지 않는 세계로 시선을 옮긴다. 깊은 바닷속에서 크라켄과 마주하며, 두려움과 혐오의 대상으로 여겨졌던 괴물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다. 이를 통해 인간 중심의 기억과 기록이 담아내지 못한 이야기들을 되짚는다.
전시 제목에 등장하는 '메모렉스(Memorex)'는 기억을 저장하고 재생하는 장치를 의미한다. 전시는 기억이 온전히 보존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관람객은 수면에서 중층과 해저, 심연으로 이어지는 여정을 따라가며 기록에 남은 것과 그 바깥에 놓인 흔적을 마주한다.
이번 전시에는 권희수, 김연진, 안가영, 전다화 작가가 참여한다. 작가들은 영상과 설치, 회화 등 각기 다른 매체로 전시의 주제를 풀어낸다. 김연진은 유리와 네온을 활용한 대형 설치 작업으로 크라켄의 형상을 구현한다.
권희수는 가족의 기록을 바탕으로 과거의 기억과 여성들의 이야기를 가상공간에서 새롭게 구성한다.
안가영은 가상세계에서 배제된 존재들이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그리며, 인간 이외의 존재들이 살아가는 방식도 상상한다.
전다화는 인터넷 이미지와 개인의 기억을 그림으로 옮겨 디지털 기록의 불완전성과 소멸 가능성을 드러낸다.
자세한 내용은 재단 홈페이지와 공식 SNS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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