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영수 선임기자 = 이재명정부 첫해 산업통상부의 핵심업무에 대해 외부 전문가들은 '낙제점'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부는 전체 68개 과제 중 65개의 목표를 달성했다며 성과를 자랑했지만, 과대 포장된 평가에 대한 민낯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1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최수진 의원(국민의힘)에 따르면, 산업부의 '2025년 자체평가 결과보고서(2026.1)'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민간 전문가 20명으로 구성된 평가위원회는 자원안보, 에너지 수급, 통상법무, 첨단인재 양성 등 산업부의 핵심 역량 과제에 대해 최하등급인 6~7등급을 부여한 것으로 확인됐다(그림 참고).
산업부가 전체 68개 관리과제 중 65개가 목표를 달성(평균 달성률 109.47%)했다며 성과를 자랑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실제로는 목표치를 전년 실적보다 낮게 설정해 점수를 관리한 '셀프 포장'에 불과하며, 핵심 정책 역량과 국정 리스크 관리 기능은 사실상 마비 상태였다는 지적이다.
◆ 목표 달성했다더니…외부 전문가 '최하위' 평가
산업부 자체평가위원회(내부 1명, 외부 민간 위원 20명)의 세부 평가 결과, 이재명 정부 출범 첫해 산업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핵심 안보·통상·산업 역량 과제들이 대거 6~7등급(최하위권)으로 분류됐다(아래 표 참고).
우선 핵심 과제 중의 하나인 통상·공급망 대응 역량은 '7등급'으로 매우 부진했다.
글로벌 관세 전쟁과 공급망 재편 속에서 '무역협정상 법적 이슈 대응'(7등급)은 성과지표가 너무 포괄적이라 평가 불능 진단을 받았다. '해외진출기업 유턴 활성화'(7등급) 역시 목표를 전년보다 낮췄음에도 달성하지 못했으며, 핵심 지표가 단순 '현장 방문 기업 수'에 그쳐 정책 역량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원안보 역량도 최하위인 '7등급'을 면치 못했다. 평가위원들은 "자원안보 위기 대응 역량 강화가 핵심 정책 목표임에도, 정작 국내 대응 역량을 진단·평가할 수 있는 기본적인 지표조차 없다"고 질타했다. 지표 하향 설정과 대응 체계 부재를 방치하다가, 결국 이후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원유·나프타 수급 위기에 무방비로 노출됐다.
에너지 수급 역량도 '6·7등급'으로 부진했다. 가스·석탄 등 민생과 직결된 자원 수급 관리 과제 다수가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안정적 가스 수급 확충'(6등급) 과제는 지표 3개를 모두 전년 실적 이하로 소극적으로 세우고도 달성에 실패했으며, '석·연탄 수급관리'(7등급) 역시 난방비 지원 등 민생 측정 지표가 아예 빠져 미흡 평가를 받았다.
첨단인재 양성 역량 미흡도 '6등급'으로 부진했다. 산업 경쟁력의 핵심인 '첨단·주력산업 우수인재 양성'(6등급) 과제도 글로벌 인재 확보 등 핵심 지표가 누락되고 목표치를 하향 조정해 최하위 등급을 기록했다.
◆ 1등급과 6등급 달성률 역전…'셀프 만점' 착시현상 심각
정부 정책에 대한 자체평가는 외부 전문가들의 객관적인 평가와 진단을 통해 정책의 문제점을 바로잡고, 차년도 예산·사업 계획에 반영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산업부의 성과관리 체계는 실질적인 피드백 기능을 상실한 채, 점수 관리용 '허수 평가'이자 '셀프 포장'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산업부가 제출한 68개 관리과제(179개 성과지표) 중 무려 95.6%에 달하는 65개 과제가 목표달성도 100%를 초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등급별 달성률을 세부 분석한 결과, 최상위 1등급 과제의 평균 달성률은 111.2%인 반면, 최하위권인 6등급 과제의 평균 달성률 역시 108.3%로 사실상 차이가 없었다.
심지어 5등급 과제의 평균 달성률은 112.4%로 1등급보다 더 높은 기현상이 발생했다. 이는 정책 달성률 숫자가 정책의 실제 성공 여부를 전혀 입증하지 못하는 무의미한 허수라는 지적이다.
이처럼 기형적인 달성률이 나타난 근본 원인은 산업부가 성과 목표치를 전년도 실적보다도 낮게 설정하는 소극적 행태를 반복했기 때문이다. 외부 평가위원들의 지적에 따르면, 전체 과제 중 최소 19개 이상 과제에서 목표치가 소극적으로 설정되거나 전년도 실제 실적보다 하향 조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기준선 자체를 낮춰 놓은 채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며 자화자찬을 늘어놓은 셈이다.
◆ "본질을 비껴간 행정 편의적 성과지표 개선해야"
산업부 평가지표의 질적 실효성 문제도 심각하다.
산업 경쟁력 확보나 공급망 안정을 측정해야 할 핵심 과제에서 정책 영향력을 측정하는 본질적 지표는 빠진 채, 단순 '현장 방문 점검 기업 수'나 '행정 절차 이행 건수' 등 손쉬운 수치 채우기용 지표만 대거 포함됐다.
그 결과, 외부 위원들로부터 최하위 등급(6·7등급)을 받는 와중에도 서류상 달성률은 100%를 뛰어넘는 '착시 현상'이 매년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산업부가 배포하는 보도자료 대부분이 단순 간담회나 기념식 등 행사자료가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최수진 의원은 "이재명 정부 첫해, 국가 경제의 버팀목이 되어야 할 산업부의 자원안보·통상·첨단인재 등 핵심 역량이 외부 전문가 20명의 정밀 진단에서 최하의 등급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표조차 없어 평가가 불가능하다는 민간 위원들의 경고를 무시하다 실제 자원 수급 위기를 맞이한 것은 성과 환류 시스템이 완전히 마비됐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에 최 의원은 "산업부는 달성률 100%를 겨냥한 눈가림식 셀프 성과 포장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면서 "외부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예산과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자원안보 및 통상 분쟁 등 국가적 리스크에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정밀한 평가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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