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0-02-17 09:38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들이 차세대 유력 민주당 후보로 부상한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을 일제히 견제하고 나섰다.
16일(현지시간)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은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을 겨냥, 억만장자 사업가가 TV 광고에 수백만달러를 쓰면서 "방송전파(광고) 뒤에 숨어있다"고 비판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아이오와주(州) 등 초반 4개주 경선을 건너뛰고, 가장 많은 대의원(1357명)이 걸린 슈퍼 화요일(14개주)에 집중하며 대규모 광고 공세를 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클로버샤 의원은 또 블룸버그가 뉴욕 시장을 지냈던 당시 시행했던 '신체불심검문'(stop and frisk) 정책에 대해 '위헌'이라고 비난했다.
이날 클로버샤 의원과 마찬가지로 중도 성향인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도 블룸버그 전 시장이 실시했던 신체불심검문을 비판하고 나섰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600억달러로 많은 광고를 살수는 있지만, 당신(블룸버그)의 과거는 없앨 수 없다"며 신체불심검문을 거론, "지난 6개월 동안 나에게 한 것처럼 (언론이) 그를 집중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경선 초반부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됐으나 1, 2번째 경선에서 참패해 위기에 몰린 상황이다.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도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블룸버그의 뉴욕 시장 재직 때 시행됐던 신체불심검문 정책을 언급하며, 블룸버그 비판 대열에 동참했다.
민주당 경선 주자들이 블룸버그 전 시장의 신체불심검문 정책을 비판하고 나선 것은 오는 22일과 29일, 각각 올해 3, 4번째 경선이 열릴 네바다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표심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네바다는 라티노 비중이, 사우스캐롤라이나는 흑인 비중이 높은 지역이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아직 본격적으로 경선에 뛰어들지 않았지만, 민주 당원을 비롯한 지지자들 사이에서 이른바 '중도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퀴니피악대학이 실시한 민주당 경선 후보 여론조사에 따르면 블룸버그 전 시장의 지지율은 15%로 3위를 기록 중이다. 출마에 나섰던 작년 11월 3%, 아이오와 경선이 치러졌던 이달 3일 직전 9%에서 급격히 상승한 것이다. 1위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25%), 2위는 바이든 전 부통령(17%)이다.
한편, 백악관도 블룸버그 전 시장 공격에 나섰다.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블룸버그가 과거 여성 혐오 비하와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블룸버그가 선거운동 기간에 이에 대해 답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콘웨이 고문의 발언은 앞서 워싱턴포스트가 블룸버그 전 시장이 오랜 기간 신성모독과 성차별적인 발언을 했다는 혐의로 고소한 여성들과 법정 소송을 하고 있다고 보도한 뒤에 나온 것이다. 블룸버그 측은 이 혐의를 부인했다.
콘웨이 고문은 블룸버그 전 시장의 성차별적 발언이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액세스 할리우드' 녹취록의 발언보다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유세과정에서 '범하고 싶은 여자가 있다면 그녀의 성기를 움켜쥐라'고 발언했다.
콘웨이 선임고문은 블룸버그 전 시장이 시행했던 신체불심검문 정책과 관련, 소수민족을 범죄자로 취급하는 듯한 그의 2015년 녹음파일이 공개된 것에 대해 '수치스럽다'고 했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