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0-11-01 18:48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원희룡 제주지사와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1일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홍준표 의원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비대위원장을 겨냥해 "웬만하면 참고 기다리려 했다. 그러나 당이 더이상 추락하는 것은 참기 어렵다"며 "상임위원장 다 내 주고, 맹탕 국정감사 하고,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내주고, '경제 3법' 내주고, 예산 내주고 이젠 의료대란의 원인을 제공한 공공의대도 내주겠다고 한다"고 질타했다.
홍 의원은 "답답하고 답답하다. 이 당에는 그렇게 사람이 없냐"며 "103명의 국회의원중 당을 맡아 운영할 제대로 된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냐"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그렇게 또 도살장 끌려가는 소가 되려고 하냐"며 "탄핵도 그렇게 해서 당한 것이다. 한번 당했으면 두번은 당하지 말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원희룡 지사는 페이스북에서 홍 의원을 향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맞받아쳤다.
그는 "홍 전 대표는 본인이 우리 당의 '적장자'라며 '서자'인 김종인 체제에 대한 불쾌감을 직설적으로 드러냈다. 홍준표다운 비판"이라고 했다.
그는 "홍 전 대표가 1996년 정계 입문 이후 민주당 정권에 맞서 보여준 투쟁과 헌신은 존중받아 마땅하다"며 "우리 당의 큰 어른이다. 권위주의와 결별한 문민정부 이래의 정통성을 따져보자면 한국 보수진영의 적장자가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비판할 자격도 충분하다. 홍 전 대표는 당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다만 "우리는 적서 논쟁을 벌일 형편이 아니다. 변화와 혁신은 족보와 구력에 바탕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앙겔라 메르켈이 독일 보수의 적장자였나. 아니면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보수의 적장자였나. 세종대왕도 셋째 아들이었다. 그런 것 하나도 안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원 지사는 "국민들과 당원들이 우리에게 묻고 있는 것은 단순하다"며 "먼저 '정권교체할 수 있냐?'는 물음이다. 한 마디로 이길 수 있냐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그 다음은 '당신들이 집권하는 것이 대한민국에 좋냐?'는 질문이다. 홍 전 대표 말대로 보수 우파가 뭉치면 집권할 수 있나"라며 "'중도는 그저 힘있는 데 붙는 사람들이다', '저들의 갈라치기에 우리도 갈라치기로 맞서자'는 건 가치의 면에서나 전략의 면에서나 다 틀린 말이다"라고 했다.
그는 "보수란 말은 쓰지도 말라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지론엔 저도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런데 왜 우리 당이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모셔왔나. 그 분의 이력과 성격을 몰랐나. 우리의 잘못으로 계속졌기 때문에 영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그러면서 "지금 김종인 비대위는 패배의 그림자를 지우는 중이다. 시간을 더 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김종인 비대위는 과거의 그림자를 지우는 일만 하면 된다. 그걸로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한 것"이라며 "그 이상을 기대하면 안 된다. 새 그림을 그리는 것은 홍준표 전 대표와 원희룡이 할 일"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은 비대위를 중심으로 힘을 모을 때다. 비대위를 흔들 때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choj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