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1-01-11 11:20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노동당 제8차 당대회를 개최하며 미국에 대해 '강대강'·'선대선' 원칙을 강조했던 북한이 지난 10일 심야 열병식을 개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을 직접적으로 겨냥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이 열병식에 등장했는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합동참모본부는 11일 오전 "우리 군은 북한이 어제 심야시간대에 김일성 광장에서 당대회 관련 열병식을 실시한 정황을 포착했다"며 "한미 정보당국은 이 활동이 본 행사 또는 예행연습일 가능성을 포함해 정밀 추적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북한은 지난해 열병식에서 '화성-16형'으로 불리는 신형 ICBM과 '북극성-4ㅅ'으로 불리는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미국을 직접 겨냥할 수 있는 장거리 발사체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때문에 북한이 미국에 대해 '강대강' 원칙을 천명하고, 미국의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한 지금 또 다시 신형 ICBM이나 SLBM을 열병식에 등장시켰다면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등 대미 압박을 강화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번 열병식에도 남한 타격용 무기들이 재차 등장했다면, 김 위원장이 당 대회에서 밝힌 남측에 대한 비판과 경고의 입장을 재차 강조하는 모양새가 된다.
지난 5~7일 진행된 김 위원장의 노동당 8차 대회 사업총화 보고 내용을 전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남북관계의 현 실태는 판문점 선언 발표 이전 시기로 되돌아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더 정확하고 강력하며 더 먼 곳까지 날아가는 미사일을 개발하게 될 것이라느니, 세계 최대 수준의 탄두 중량을 갖춘 탄도미사일을 개발했다느니, 집권자가 직접 한 발언들부터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 시점에서 남조선 당국에 이전처럼 일방적으로 선의를 보여줄 필요가 없으며 우리의 정당한 요구에 화답하는 만큼, 북남합의들을 이행하기 위해 움직이는 것만큼 상대해줘야 한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 밖에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 기존에 등장한 적이 없는 신형 무기체계를 선보였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북한에도 이례적인 한파가 불어닥쳤기 때문에, 지난해 열병식보다는 규모가 축소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군 안팎의 중론이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