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2-07-09 06:40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대선·지선 참패를 겪은 이후 당내 모습을 이른바 '좀비들의 소굴'이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대전 유성 및 유성을에서 내리 5선을 한 민주당 대표 중진 의원이다.
민주당의 발전을 위해 쓴 소리를 자처해온 이 의원은 지난 8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당내 계파 집단을 향해 "감투, 권력만 쫓는 괴물과 다름없다"고 질타했다.
"노자 말씀 중에 공수신퇴(功遂身退)란 말이 있다. 공을 세운 후 몸은 물러나야 한다는 뜻이다"
이 의원은 이날 선거 패인을 분석하면서 이재명 민주당 의원을 집중 저격했다. 그는 " 책임이 있는 자가 물러나는 건, 정치권에서 기본적인 상식과 덕목이었다"며 "민주당에서 이건 기본적 전통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의 경우 대구같이 어렵고 험지인 쪽에 가서 뛰어든 것도 아니고 제일 손쉽게 닦아놓은 지역에 가서 앉겠다는 모습을 대선 후보 급이 보여줬으니 국민들 볼 때는 비겁하고 유치하게 보일 수 밖에"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그러니깐 지선 당시 600만 표가 빠진 것 아닌가. 호남·광주 경우 37%가 투표를 했다. 10명 중 6명은 투표를 아예 안 한 것"이라며 "이런 현상이 텃밭에서 일어났다는 건 대선 이후 민주당이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는 증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호남 투표율에 대해 설명하며 "흔들린 게 아니라 무너졌다고 봐야 한다. 평소 60~70% 투표율을 보이던 호남 지역에서 이토록 투표율이 빠져나간 건 민주당을 향한 배신감, 무력감을 나타내는 것 아니겠느냐"고 역설했다.
한참 이야기에 열을 올리던 이 의원은 "국민에겐 민주당이 그저 자리 나눠먹기 혹은 권력에 눈이 먼 좀비들, 이렇게 한 묶음으로 비춰졌을 것"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 "전당대회 룰? 국민여론조사 70%까지 높여야"
이 의원은 다가오는 8·28 전당대회에서 민주당이 진짜 혁신·쇄신을 도모하려면 파격적인 룰 개정부터 이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전당대회를 치룬 국민의힘을 예시로 들었다. 이 의원은 "민심을 반영하겠다는 취지로 국민의힘은 당원 50% 국민투표 50% 룰 개정을 이뤘다. 우리는 그 이상해야 한다"며 "가령 30대 70까지는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6일 민주당은 당무위원회를 열고 당대표 예비경선은 중앙위원 70% 국민여론조사 30%를 반영하기로, 최고위원의 경우 중앙위원 100% 컷오프를 적용하기로 결정한 바다. 이 의원은 이와 관련, 오히려 국민여론조사 비중을 70%까지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당 지지자만이 아니고 무당층이든 반대쪽 지지자든 다 포함시켜서 70% 비중까진 국민 여론조사를 돌려야 한다. 지금처럼 30% 정도 적용하는 건 소용돌이를 일으킬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쟁점이 되고 있는 당대표 권한 축소 문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이 의원은 "(당대표 권한이) 너무 집중돼 있기 때문에 이제 분산해 갈 때"라며 "한 사람에게 권력이 집중돼있는 건 옳지 않다"고 했다.
특히 당대표가 지닌 '공천권'이 과도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공천에 당대표가 왜 깊이 관여해야 하는가. 관여하더라도 아주 제한되게 해야 한다. 차라리 국민한테 뜻을 물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실질적인 공천권은 시민에게 주는 게 옳다. 오픈 프라이머리 방식이 그 예"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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