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3-01-18 06:03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정권이 바뀌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엔 기회일까.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최근 전경련 회장직에 대한 사의를 표명했다. 허 회장이 부회장으로 영입해 함께 호흡을 맞춰온 권태신 부회장도 함께 사의를 표명했다. 정권이 교체된 현 시점에 전경련 수뇌부가 함께 자리에서 물러나는 모습에선 지금을 기회라고 판단하고 조직을 쇄신하려는 전경련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1961년 설립 이후 대기업 이해관계를 대변하며 경제단체 맏형 역할을 해 오던 전경련은 2016년 박근혜 정부 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며 경제단체 이미지가 실추됐다. 이후 삼성·SK·LG·현대차 등 4대그룹이 줄줄이 회원사에서 탈퇴하면서 조직의 힘은 급격하게 쪼그라들었다. 그리고 전경련이 줄곧 해 오던 경제단체 맏형 역할은 대한상공회의소로 공이 넘어갔다.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회장으로 있는 대한상의가 전경련을 대신해 경제단체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는 하지만, 전경련이 해 왔던 일을 대한상의가 고스란히 끌어안기엔 한계가 있다. 전경련이 주로 대기업을 회원사로 둔 민간단체라면 대한상의는 법정 경제단체로 대기업 및 중소기업 이해관계를 모두 포괄한다. 이에 대한상의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이해관계가 맞물린 지점에선 대기업 목소리만을 대변할 순 없는 것이다.
"전경련이 적패로 낙인 찍혀 그렇지 전경련이 가지고 있는 미국, 일본 등의 해외 네트워크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경제단체 중 오롯이 대기업 이해관계를 제대로 대변해 줄 수 있는 곳도 전경련이 유일하죠." 한 재계 관계자의 말이다.
어찌됐건 변화하기 위한 전경련의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기업들은 말한다. 올해는 기업에 혹독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그런 때일수록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해 주는 경제단체의 역할은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 새로운 수장을 맞이할 전경련이 그동안의 시련을 딛고 어떤 경제단체로 탈바꿈 할 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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