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5-01-31 16:56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딥시크(Deep Seek)가 국내 증시 '주도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를 무너뜨렸다. 이러한 탓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도 하락 마감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77%(19.43p) 내린 2517.37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9609억원과 1976억원어치를 사들였고, 외인은 1조 2331억원어치를 팔아 치웠다.
특히 인공지능(AI) 관련 기업 간 희비가 엇갈렸다. 우선 삼성전자(-2.42%), SK하이닉스(-9.86%) 등 하드웨어 기업은 약세를 보였다. 특히 이날 외인은 삼성전자 주식 6988억원, SK하이닉스 주식 3919억원어치를 팔아 치웠다.
이와 달리 NAVER(6.13%)와 카카오(7.27%) 등 AI 소프트웨어 기업의 주가는 상승 마감했다. 외인은 이날 하루 NAVER 주식 966억원어치를, 기관 투자자는 카카오 주식 51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딥시크 R1은 GPT-4o, 라마3.1과 동등하거나 웃도는 성과를 내는 데 반해, 순수학습비용은 558만 달러로 라마3 개발비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고성능의 모델을 구현하는 데 있어 압도적으로 높은 컴퓨팅 지원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함의를 시장에 던졌다"고 밝혔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주가가 설 연휴 15% 이상 급락하는 등 미국 빅테크들의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엔비디아에 고사양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락했으며, 삼성전자도 2%대 하락하는 등 AI 하드웨어 기업의 주가가 동반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0.06%(0.45p) 내린 728.29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은 293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외인과 기관은 각각 305억원과 3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시총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는 리노공업(-0.46%)의 주가만 내렸다. 특히 삼성전자 컨퍼런스콜 영향으로 레인보우로보틱스(21.26%)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는 이날 로봇 개발 가속화를 위해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연결제무지표상 자회사로 편입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당사의 AI 및 소프트웨어 기술과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봇기술을 접목해 지능형 휴머노이드와 같이 첨단 미래 로봇 개발을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준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종별로 보면 ▲제약(1.15%) ▲일반서비스(1.22%) ▲IT서비스(1.60%) 등의 주가가 올랐고, ▲비금속(-2.45%) ▲금속(-2.04%) ▲건설(-2.03%) 등의 주가는 내렸다.
전문가들은 딥시크 여파가 한동안 시장에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인정보 침해 우려, 저가칩 이용 개발 진위 여부 등 논란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며 "딥시크가 AI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도 "국내 증시는 당분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딥시크 영향 아래 등락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33%(19.00원) 오른 1450.40원에 거래를 마쳤다.
stpoems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