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5-03-04 10:16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촉발한 '한국판 엔비디아' 논란이 여야 대권주자들 간의 언쟁으로 번지고 있다. 여당은 이 대표를 향해 '우클릭을 포장한 사회주의'라 비판했고, 이 대표는 "문맹 수준의 식견"이라며 강하게 맞받았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판 엔비디아 논란은 지난 2일 이 대표가 출연한 민주연구원 집단지성센터 대담 영상에서 촉발됐다.
그는 이어 "인공지능(AI)에 투자해야 하는데 그중 일부를 국가가 가지고 있으면서 투자로 인해 발생하는 생산성 일부를 국민 모두가 골고루 나눠 가지면 세금을 굳이 안 걷어도 될 것"이라며 "(한국에) 엔비디아 같은 회사가 하나 생겼다면, 70%는 민간이 갖고 30%는 국민 모두가 나누면 굳이 세금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오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측 대권 주자 중 한 명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대담 영상이 올라온 이튿날인 3일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우클릭이라고 하더니 사회주의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 대표를 비판했다.
이어 "이 대표가 말한 '미국의 엔비디아 같은 기업이 생기면 지분 30%를 국민 모두가 나누자'는 발상은 기업 성장의 동력이 돼야 할 투자 의지를 꺾는 자해적 아이디어"라고도 질타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SNS를 통해 "말도 안 되는 '전 국민 면세' 방안을 내놨다"며 "기본소득보다 더 황당한 공상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꼬집었다.
유 전 의원은 "엔비디아 같은 회사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방법은 어디에도 없고, 그런 상상 속의 회사가 있다고 가정하고 뜯어먹을 궁리만 하고 있다"고 썼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 한 누리꾼이 이 대표의 한국판 엔비디아 논란에 대해 질문하자 "사악한 거짓말"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여권에서 이같은 질타가 이어지자 이 대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AI가 불러올 미래에 대한 무지도 문제지만, 한국말도 제대로 이해 못 하니 그런 수준의 지적 능력으로 어떻게 대한민국을 책임지나"라고 썼다.
그러면서 "거의 문맹 수준의 식견"이라고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방을 AI화해야 한다'고 한 자신의 발언을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한 한 매체의 사설에 대해서도 "정략보다 나라의 미래가 더 중요하다"며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군은 첨단무기와 장비를 갖춘 스마트 강군으로 발전해야 하고, 병사들도 의무로 병영에서 청춘을 보내며 견디는 게 아니라 첨단 과학기술 전문 직업군으로 변모해야 한다"며 "군의 미래화에 숙고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pcj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