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주민피해 소극적 질타에 "경험 없어 미숙" 회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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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주민 찾지 않은 주우정 대표, "과거 경험 없다" 발언에 뭇매
사고 원인 표명·책임 두고도 "말 할 수 있는 부분 아냐" 거듭 부답
거더 안정성 지적, 감독 부실도 도마 위…박상우 "면밀히 살필 것"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10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세종고속도로 붕괴 사고 등 연이은 산업재해로 질타를 받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주우정 대표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주민 피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국회의 지적에도 "경험이 없었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토위 위원들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을 맡은 현장에서 잇따라 사고가 발생한 점을 지적하며 대책 마련과 재시공 책임을 주문했다. 그러나 주 대표는 "원인 조사는 투명하게 밝혀질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도 "조사 중이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자리하고 있다. 2025.03.13 pangbin@newspim.com

◆ 피해 주민 찾지 않은 주우정 대표 "과거 경험 없다" 발언에 뭇매

13일 주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제423회 국회(임시회) 국토교통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질의에 응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사고 책임을 두고 국토위 위원들의 날선 질타가 이어졌다.

윤종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붕괴 사고로 인근 주민들이 피해를 입었음에도 주 대표가 소극적인 대처에 머물러 있다고 질타했다. 윤 의원은 주 대표에게 "왜 직접 인근 피해 주민들을 만나지 않느냐"고 물었다. 주 대표는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있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다"며 "과거에 이러한 경험이 없어 확인해 보겠다"고 답했다.

이에 윤 의원은 "취임한 지 얼마 안 돼 경험이 없을 수는 있지만, 회사가 경험이 없는 것은 아니지 않냐"며 "고립된 주민도 있고, 인명 사고가 난 심각한 사안인데 대표가 직접 나서지 않는 것이 말이 되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주 대표는 "곧바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주 대표는 이어 "설명회가 8차례 진행됐고, 오늘부터 손해 감정 사정인이 투입돼 금전적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인근 주민들의 생활과 편의가 빠짐없이 충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사고 원인 표명·책임 공방에도…"말 할 수 있는 부분 아냐"

사고 원인 규명과 책임 표명을 요구하는 질의도 이어졌지만 주 대표는 사고 조사가 나오기 전이기 때문에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을 재차 고수했다.

윤 의원이 "교각 재시공 계획이 있느냐"고 묻자, 주 대표는 "사고 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질 부분을 진행하겠다"고 답했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고 책임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고, 사후 피해자들에 대해서만 말할 수 있다는 것이냐"며 "사고 원인에 대해 어떤 것도 말할 수 없느냐"고 질문했다.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03.13 dosong@newspim.com

이에 주 대표는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며 조사가 마무리된 이후에야 책임 표명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전 의원은 "사고 조사를 할 때 회사 차원에서 기본적으로 어떤 이유로 문제가 발생했는지 말할 수 있어야 정확한 내용 파악이 가능하지 않느냐"며 "중간이라도 원인과 결과에 대해 국민들에게 공유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어 "현대엔지니어링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책임을 다하겠느냐"고 묻자, 주 대표는 "책임을 지겠다"며 "회피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달 25일 서울세종고속도로 천안~안성 구간 건설공사 제9공구 청룡천교 현장에서 거더(교량 기둥 사이에 슬래브를 얹기 위해 놓는 보) 붕괴 사고가 발생하며 정부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사고는 거더 시공 완료 후 가설 장비를 후방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시공했던 거더들이 무너지며 발생했다.

사고로 인해 작업 중이던 근로자 4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인근 마을 주민 고립과 도로 통행 차단 등의 피해도 발생했다. 또한 사고 발생 불과 2주 만인 지난 10일, 평택시 현덕면 화양도시개발구역 내 힐스테이트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근로자 추락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을 당했다. 지난해에는 전남 무안 힐스테이트 830가구에서 5만여 건의 대량 하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잇따른 중대 재해로 인해 정부는 현대엔지니어링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 중이며, 조사 결과에 따라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적용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같은 대형 사고와 민원이 발생하는데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가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라며 "근본적으로 안전관리 계획서 준수 여부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발주처인 한국도로공사와 국토교통부에 주문했다.

◆ 거더 안정성 지적, 감독 부실도 도마 위…박상우 국토부 장관 "면밀히 살필 것"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서울세종고속도로 사고 관련, 하도급사 장헌산업의 이종관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03.13 dosong@newspim.com

이날 회의에는 주 대표를 비롯해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 박상우 국토부 장관 등이 출석해 현안 보고와 질의에 응했다. 또한 현대엔지니어링의 하도급사인 장헌산업의 이종관 대표도 참석했다.

국토위는 사고 현장에서 시공된 거더의 길이가 안정성을 보장하는 최대 길이를 초과(55m)한 점을 지적하는 한편, 공사 감독관의 일지가 제대로 작성되지 않은 문제도 언급했다. 또한 사고 당시 사용된 런칭 크레인의 작업자가 대체 인력이라는 점도 문제 삼았다. 

박 장관은 "감독관이 일지를 작성하지 않았고, 오퍼레이터(장비 조작자)도 대체 인력이었다는 지적 아니냐"며 "이 부분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dos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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