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탁윤 기자] "사람이 개를 물면 뉴스지만, 개가 사람을 물면 뉴스가 아니다(if a dog bites a man, that's not news. But if a man bites a dog, that's news!)"
이건희 삼성 회장과 '뉴스 가치'를 고민하다 떠오른 문구다. 왜 내가 출근하는 것은 '뉴스(기사)'가 안 되고 이 회장이 출근하는 것은 뉴스가 될까?
왜 이 회장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기사가 되고, 내가 한 말은 묻힐까?
이 회장은 지난달 21일 삼성그룹의 서초동 신사옥에 사실상 첫 출근한 이후 주로 화요일과 목요일에 출근하고 있다.
신문방송학개론 등에 보면 '뉴스 가치'는 어떤 사실이 영향성, 시의성, 저명성, 근접성, 갈등성, 신기성 등의 요소 중 하나 이상을 가지고 있을 경우 뉴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나와 있다.
이 중에서 이 회장이 나보다 뉴스가 될 가능성이 높은 요소는 영향성과 저명성 정도일 것이다.
이 회장이 이끌고 있는 삼성그룹의 국내외 임직원은 27만명이 넘는다. 매출은 무려 220조원. (2009년 기준) 여기에 협력업체 직원들과 그 가족들까지 포함하면 이 회장이 미치는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영향력이 크다보니 이 회장은 그 만큼 나보다 저명하다.
그럼 내가 스스로 기사가 될 때는 언제일까? 언뜻 떠오르는 건 큰 범죄를 저질렀다거나 반대로 큰 선행을 했을 때 정도다.
그 보다 좀더 가능성이 높은 것이 바로 '내가 개를 물어버리는 것(신기성)'이 아닐까.
그럼 이 회장이 자기 회사에 '정기 출근'하는 것이 뉴스가 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사람이 개를 물은 것 보다 신기하기 때문일까? (물론 개가 사람을 물어도 뉴스가 될 때가 있다. 그 사람이 대통령처럼 매우 저명한 사람일 경우다.)
'뉴스의 연성화' 때문이란 지적도 있다. 또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확산에 따른 언론환경의 변화도 한 몫 했을터다.
이 회장의 일거수 일투족이 기사화되다 보니 삼성 내부에서조차 지나친 관심이 부담스럽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삼성의 한 고위 관계자는 "삼성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보니 그만큼 언론의 견제와 비판이 커야 한다는 것을 이해한다"면서도 "한편 삼성은 그만큼 '미디어 리스크' 가 큰 회사구나 느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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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