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기자] 우리금융 민영화가 안개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유력한 인수 후보였던 산은금융지주에 대해 정부가 참여를 허용하지 않기로했기 때문이다.
KB금융,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잠재 후보군들이 인수전 참여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현재로선 우리금융 매각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부는 금융지주사가 다른 금융지주사를 인수할 경우 '최소 '95% 이상' 지분을 소유하도록 한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은 당초 계획대로 '50% 이상'으로 개정할 방침이다.
◆ 우리금융 매각 위해 '산은 배제' 선택 불가피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산은금융지주의 우리금융 인수를 배제한 표면적 이유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김석동 금융위원장> |
하지만 실제로는 정무위원회가 금융지주사법 시행령 개정의 효력을 무력화하는 금융지주사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정치권의 강한 반발이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주사법 시행령 개정이 산은지주에게 특혜를 주기 위한 것"이라는 안팎의 비판에 직면하자 결단을 내린 것이다.
김 위원장은 우리금융의 매각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우선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 개정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이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 개정을 계속 추진할 것이냐'는 질문에 "시행령을 개정해야 공적자금을 바로 회수할 수 있고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팔 수 있다"며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경제력 집중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 원래 금융지주사법의 취지가 아닌가'의 지적에 대해선 "지금도 그 취지는 변함이 없는데 계속 이렇게 가자는 것이 아니라 5년간 일정기간만 허용한다는 것"이라며 "그래야 매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우리금융 인수 포기를 확정했냐'는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 질문에 "(산은지주는) 정부 결정을 따를 뿐"이라고 답변했다.
◆ '유효경쟁' 불투명, 우리금융 매각 '안갯속'
그러면서 금융당국은 우리금융지주 매각절차를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우리금융지주를 민영화하는 것은 단순히 공적자금을 회수하는 차원을 넘어 우리나라 금융산업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킬 수 있는 중차대한 과제라는 변함없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면서 "국내·외 모든 투자자들에게 동등한 입찰참여 기회를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산은금융지주가 배제된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우리금융 인수가 가능한 유효 후보군은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정도에 불과하다.
정부가 산은지주를 배제시키면서까지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히는 것도 시행령 개정 없이는 우리금융지주 매각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유력 인수후보들은 현재까지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KB금융지주는 노조의 강력한 반대에 직면하면서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꾸준히 피력해왔다.
또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 인수에 올인한다는 이유로, 신한금융지주는 재무적으로나 수익성 측면에서 인수전 참여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실적으로 유효경쟁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작년처럼 우리금융 매각이 유찰될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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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