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규 대출 제한했던 농협·신한은행 9월부터 평상시로
- 은행들 8월 한달간 가계부채 구조조정, 고정금리 대출도 확대
[뉴스핌=한기진 기자] 갑작스럽게 제한됐던 신규 가계대출이 9월이면 제자리로 돌아올 전망이다. 은행들이 가계대출 구조조정 차원에서 실시했던 일부 대출 상품 판매 중지나 심사 강화를 이달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금융감독당국의 대출 재개 명령도 크게 작용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판매가 중단된 거치식 및 만기 일시상환식 주택담보대출과 셀러리론 등 신용대출을 내달부터 재개하기로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고정금리대출 활성화를 위해 구조개선이 필요해 일부 상품 판매를 중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도 당장 자금 수요가 필요한 대출이 아니면 9월로 미뤄달라고 고객들에게 지난 17일부터 요청했다. 현재는 실수요자를 위한 아파트 중도금, 이주비, 생활비, 생계비, 의료비 등 목적의 대출만 진행하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평소에는 선별하지 않던 대출심사를 강화하는 방법으로 가계대출을 조정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 하나은행 등도 우대금리 폐지나 심사 강화를 통한 신규 가계대출 제한을 길게 가져가지 못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이 가계대출 증가율 통제를 요구하면서 ‘기한’을 제시하지 않아 상당기간 끌고 가려 했지만 감독당국이 대출 재개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갖기 전 기자들과 만나 “대출 재개에 대한 지시를 당연히 할 것”이라며 “꼭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대출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계부채를 적정수준에서 관리하려면 매월 우선순위 가계대출을 해야 한다”며 “앞으로는 월별로 각 은행 지점에 세밀한 (가계대출) 운용기준을 만들어 대출 수준을 관리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달 신규 가계대출이 재개되더라도 예년과 같은 대출 경쟁으로 인한 금리 인하효과를 기대할 수 없어 대출 이자 부담은 늘어날 전망이다. 은행들 자체적으로 가계대출 증가율을 제한하면서 고정금리대출 상품 판매를 늘리고 있어서다.
주요 시중은행들의 7월 말 기준 고정금리형 대출 비중은 4% 미만으로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 발표 이전인 6월말과 비교해 거의 변한 게 없다.
국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 74조9631억원 중 고정금리 대출이 2조7552억원으로 전체 대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7%에 불과했다. 신한은행도 주택담보대출 47조3110억원 중 고정금리 대출이 1조2210억원, 우리은행은 주택담보대출 42조265억원 중 고정금리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0.4%(1700억원)에 불과했다. 하나은행은 고정금리 대출비중이 4%를 웃돌아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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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