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사원이 까준 귤 한조각을 웃으면서 덥석 입에 무는 벽안의 최고경영자(CEO)가 있다. 간혹 청바지를 털털하게 입고 공장이나 협력사를 방문해 주위를 깜작 놀라케 하는 자동차 업계의 한 외국인 CEO의 현장 경영이 화제다.
한국GM의 마이크 아카몬 사장<사진>의 얘기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 아카몬 한국GM 사장이 회사 안팎에서 경영과 소통을 목적으로 종횡무진 뛰고 있다.
판매 실적 및 지시만을 위한 경영이 아니라, 한국GM 모든 사원을 보듬어주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인듯 할 정도다.
스킨십 경영의 확대로 회사 경영과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챙겨 장기적인 성장 발판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올해 아카몬 사장의 다양한 행보는 전 사원의 동기 부여로 이어졌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국GM 관계자는 “한국GM은 올해 쉐보레 브랜드를 도입하고 여덟 차종을 출시, 재도약의 가능성을 넓혔다”며 “이 모든 과정을 아카몬 사장이 세심하게 챙겨왔다”고 말했다.
아카몬 사장은 지난 14일 영업·마케팅·디자인·기술개발 등 각 부문 부사장 등 경영진을 이끌고 전국 영업지점을 찾아 격려했다. CEO가 말단 사원까지 포용한 것.
팔아야 기업이 살수 밖에 없기에 한국GM 아카몬 사장은 영업 최 일선의 세일즈맨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게 회사 안팎의 평가다.
아카몬 사장이 본사의 각 부문 부사장과 함께 영업지점을 전격 방문해 두손을 잡고 격려해주자 오히려 영업맨들이 놀랐다는 후문이다.
사실 올들어 쉐보레 브랜드로 신차들이 많이 출시됐고 광고전에서도 타사에 크게 밀리지 않아 영업맨들이 어느 해보다 사기가 충전돼 있는데 벽안의 사장이 소통경영에 적극 나서자 더욱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한다.
아카몬 사장은 올해 경영활동에 대해 일선에서 발로 뛰어준 영업직원들과 지역사회의 지원으로 덕을 돌리며 소통한 것이다. 한국GM은 영업직원들 성과로 국내 라이벌업체인 르노삼성과의 경쟁에서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간발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는 평소 회사 임원에게는 매우 엄격한 자세를 보이지만, 사원한테는 정반대의 모습을 나타낼 때가 많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전언이다.
단적으로 생산 공장 및 협력사 등 현장 방문 시에는 청바지를 입고 나서는 등 사장의 ‘문턱’을 낮춰 소통 기회를 넓혔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 1일 쉐보레 삼화모터스 개소식에서 기아차 레이와 정면 승부를 벌이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며 쉐보레 영업사원의 사기를 북돋았다.
아카몬 사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가장 판매 대수가 높은 스파크의 플래그십(최상위) 모델을 내년 출시할 것”이라며 “기아차를 놀라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신중파로 알려진 그의 대범한 모습을 함께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쉐보레 한 영업사원은 이에 대해 “경쟁 차종에 기죽지 않아도 된다는 CEO의 뜻으로 해석된다”며 “쉐보레 영업 사원의 기를 충분히 살려줬다”고 말했다.
아카몬 사장은 또 새로운 소통을 위해 외부 전문가를 전격 영입했다.
그는 지난 9월 한국GM 홍보부문 임원으로 황지나 전무를 선임했다. 25년 경력의 한국인 홍보 전문가를 끌어들인 것이다.
이같은 그의 행보는 성과로 이어졌다. 올들어 11월까지 한국GM 판매 실적은 전년 대비 내수 14.1%, 수출 7.8% 증가했다.
-한국GM 사원이 마이크 아카몬 한국GM 사장에게 귤을 먹이고 있는 모습. 한국의 보수적인 기업 문화에서는 상상하지 못할 일이다. 자유로운 소통을 통해 한국GM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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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