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군득 기자] 삼성의 분위기가 젊어지고 있다. 만년 1등 주의, 엘리트 집단으로 각인된 삼성그룹이 계열사를 막론하고 젊은 인재들의 ‘아이디어 뱅크’에 주목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사진=김학선 기자> |
지난 2일 신년하례식에서 젊은 인재를 위해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공언한 이 회장은 일주일 뒤인 9일 CEO 만찬에도 사장과 부사장급 부부동반 300여명을 초청하며 ‘미래인재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앞서 지난해 말 임원 인사에는 독특한 아이디어와 열정, 노력을 보인 부장을 년차와 나이, 학벌에 관계없이 상무로 승진시키는 파격적인 조치를 단행한 것도 삼성이 ‘젊은 피’를 수혈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회장의 이 같은 젊은 인재론은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등 3세 오너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사장은 최근 직원들과 이른바 ‘젊은 소통’에 재미를 붙이고 있다. 직접적인 대면은 어렵지만 카페나 관련 행사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가장 대표적 사례가 지난해부터 시작한 토크 콘서트 ‘열정樂서(熱情樂書)’다. 이 행사는 20대와 현장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삼성을 알리고 젊은이들 생각을 회사 경영에 반영하기 위해 만들었다. 이재용 사장이 시간 날때마다 관련 행사 전후 과정을 챙긴다고 한다.
지난해 이 행사에서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 고순동 삼성SDS 사장, 이영희 삼성전자 전무 등 삼성 임원과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 야구선수 오승환 씨 등이 멘토로 나서 대학생들에게 땀과 노력의 가치를 전달했다.
지난해 10월 26일 광주를 시작으로 대구, 춘천, 서울, 부산 등 전국을 돌며 젊은 세대와 직접적인 소통의 장을 펼친 열정樂서는 마지막 강연 집계 3800여 명을 포함, 12회 강연 동안 모두 2만여명 학생들을 끌어 모았다.
삼성전자 이돈주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 팀장 부사장이 지난해 11월 23일 서울 건국대학교에서 열린 `열정樂서`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
지난해 인기를 얻은 열정樂서는 올해 12회에서 24회로 확대 운영된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한 행사를 더 앞당겨 지역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이 사장은 지난 2009년 삼성 사내 인트라넷 ‘마이싱글’ 분위기 개선에도 앞장 섰다. 당시 딱딱한 자사 제품 광고가 주를 이뤘던 게시판은 2년간 개선작업 끝에 젊은 직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로 변화 시켰다. 젊은 소통을 위한 이 사장의 관심과 결과라 볼수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은 20~30대가 전체 직원 중 약 80%를 차지할 정도로 젊어졌다”며 “그동안 ‘관리의 삼성’에서 ‘소통의 삼성’으로 변화하는 중심에는 젊은 직원들이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재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이 미래 인재육성에 적극적인 것은 산업 생태계가 더 이상 현상태를 유지하는 관리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라며 “이재용 사장의 젊은 리더십이 삼성 문화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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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배군득 기자 (lob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