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장-4대그룹 대표 간담회에서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가운데)을 비롯한 그룹 대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김순택 삼성그룹 부회장,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 강유식 LG그룹 부회장, 김영태 SK그룹 사장. <사진=김학선 기자> |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16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4대그룹 대표와 '공생발전'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고 비계열사의 경쟁입찰 확대를 주문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4대그룹 대표로 김순택 삼성 부회장, 김용환 현대차 부회장, 강유식 LG 부회장, 김영태 SK 사장 등이 참석했다. 4대그룹 총수를 제외한 실질적인 최고책임자를 불렀다는 점에서 '동반성장'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4대그룹 경쟁입찰 확대…30대그룹 확대 추진
김 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대기업이 계열사간 내부거래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면 점을 분명히 거론했다. 이어 4대그룹뿐만 아니라 30대그룹까지 경쟁입찰 문화가 확산되기를 바란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
특히 김 위원장은 4대그룹 대표에게 계열사간 내부거래를 지양하고 비계열사에 대한 경쟁입찰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그룹 소속사에 필요한 물품이나 서비스를 계열사간에 수의계약으로 그룹내부에서 거래해 오던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면서 "그룹 계열사간 내부거래를 많이 하면 중소기업들은 설 땅이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소기업들에 입찰 기회가 주어지면 계열사 물량에 안주해 온 (계열사)대기업도 경쟁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동안 입찰 기회조차 없었던 SI(시스템통합), 광고, 건설, 물류 등의 분야를 구체적으로 거론하면서 4대그룹에 이어 30대그룹에도 경쟁입찰이 확산되기를 기대했다.
◇'삐걱'거리는 동반성장, 공정위 측면 지원
하지만, 이번 간담회에 대해 재계에서는 '삐걱'거리고 있는 정부의 동반성장 정책을 공정위가 측면 지원하고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동반성장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동반성장위원회(위원장 정운찬)의 경우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자율협의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만큼 정권 말 그 동력이 부진했던 게 사실이다.
이에 기업에 대한 제재권이 있는 공정위가 나서 대기업의 내부거래 문제에 '칼'을 댄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동반위가 3개 분야에 대해 중기적합업종을 추가로 선정한 것을 놓고, 지난주 재계를 대표하는 전경련이 '수락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동반위의 핵심 정책이 표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올해 총선과 대선 양대선거를 앞두고 정부와 여당으로서는 중소기업의 '표심'을 얻기 위한 정책에 적극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재계는 일단 '명분'이 약한 만큼 정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 이후 4대그룹은 구체적인 계획을 속속 발표하면서 정부에 화답하는 모양새다.
김순택 삼성 부회장은 간담회 이후 "(공정위원장과)좋은 대화를 나눴다"면서 "앞으로 잘 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용환 현대차 부회장도 "회의 결과에 만족한다"면서 "정부와 서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도 "이번 간담회를 통해 정부와 재계가 추진하고 있는 대-중소기업 공생발전 문화가 보다 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4대그룹을 비롯한 경제계에 '경쟁입찰' 문화가 온전히 뿌리내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6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장-4대그룹 대표 간담회에서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가운데)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을 비롯해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김순택 삼성그룹 부회장,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 강유식 LG그룹 부회장, 김영태 SK그룹 사장이 참석했다. <사진=김학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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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최영수·강필성 기자 (dream@newspim.com) 트위터(@ys8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