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홍군 기자] 고(故)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일생을 인터넷 상에서 한 눈에 볼 수 있었던 '정주영 사이버 박물관'이 고인의 타계 10주기를 맞아 추모열기가 한창이었던 지난해 문을 닫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적자론' '정통성'등을 유독 강조하면서 재계내 많은 이야기거리를 남겼던 현대차 그룹 및 범 현대가 그룹이 정작 아산의 사이버 박물관을 폐쇄했다는 것에 주위에서는 크게 놀라는 모습들이다.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이 인수의 한 명분으로 서로 아산 정신의 승계자임을 강조했던 걸 기억하는 재계 관계자들은 더욱 그렇다. 범 현대가는 그룹의 이미지 광고에 아산의 모습과 어록을 경쟁적으로 활용하는등 모두가 아산정신의 후계자임을 강조했었다.
6일 현대차그룹 및 업계에 따르면 ‘정주영 사이버 박물관’(www.chungjuyung.pe.kr 또는 www.asanmuseum.com)은 개설된 지 11여년만인 지난해 말 문을 닫았다.
지난 2000년11월 아산의 84회 생일을 맞아 당시 국내에서는 혁신적으로 문을 연 재계 총수의 사이버 박물관은 소위 '왕자의 난'에 이은 현대그룹 계열분리 이후 장자인 정몽구 회장이 이끄는 현대차그룹이 자체 서버를 통해 운영과 관리를 쭉 맡아왔다.
아산은 사이버 박물관 개설 4개월여뒤에 세상을 떴다.
박물관에는 정 전 회장의 프로필과 아산관, 역사관, 자료관, 전시관, 커뮤니케이션관 등으로 구성돼 ‘현대’라는 대한민국 대표기업을 일구는 데 평생을 바친 고인의 일생과 업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공간으로 활용돼 왔다.
또 15년 동안 사용한 TV와 구두, 청운동 자택과 집무실을 재연해 정 전 명예회장의 검소한 일상을 엿볼 수 있게 했었다.
당시 다수 매체에서는 아산의 사이버 박물관을 범 현대그룹의 특유의 가풍의 결과과 연결하면서 많은 소식을 전했다.
그런데 대한민국 산업화의 주역이자 현대그룹 창업주인 정 전 명예회장의 사이버 박물관이 문을 전격적으로 닫았다. 게다가 그 표면적인 이유가 '운영 및 관리의 문제'라는 게 당혹스럽다고 주위에서는 지적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사이트가 오래돼 관리에 문제가 있는 데다, 외부에서 사진자료 등을 무분별하게 퍼가는 사례가 있어 사이트를 닫게 됐다”며 “사이트 개편 및 재오픈에 대해서는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물관이 문을 닫은 지난해는 정 전 명예회장의 타계 10주기를 맞아 범현대가의 추모열기가 한껏 달아오른 때여서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고 또 운영문제때문에 11여년 관리한 창업회장의 사이버 박물관을 폐쇄한 데에 대해 주위에서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대한민국 제2의 대기업 집단인 현대차그룹이 '운영 및 관리'의 사유로, 산업화의 주역중 주역이며 그룹 창업자의 기념관을 정리했다는 것에 쉽게 이해를 못하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범현대가는 지난해 10주기를 맞아 사진전과 음악회, 학술대회 등 대규모 추모행사를 개최하고, 사회복지재단인 아산나눔재단을 설립하는 등 창업자인 고인을 기리는 추모사업을 대대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 그리고 나서 연말께 '정주영 사이버 박물관'은 지워졌다.
이같은 사실에 대해 범 현대가 관계자는 “(추모사업을)더해도 모자랄 판인데, 있는 것을 닫다니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범현대가는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11주기 기일인 오는 3월21일 하남시 창우리 선영을 찾아 예년처럼 고인을 기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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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