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강필성 기자]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두 아들 법정공방은 실현 가능할까.
삼성가 맏형인 이맹희 씨가 14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을 상대로 삼성생명과 삼성에버랜드의 주식인도 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재계가 비상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번 소송이 7000억원을 넘어서는 메머드급 민사소송이라는 점과 함께 이병철 창업주의 다른 자녀들 줄소송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삼성가와 재계, 법조계에 따르면 이맹희 씨는 이건희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 보통주 824만761주와 삼성전자 보통·우선주 각각 10주와 1억원을 요구했다.
이는 이건희 회장이 지난 2008년 삼성특검 당시 밝혀져 이듬해인 2009년 실명전환한 주식들에 대한 이맹희씨의 소유분 주장이다. 이건희 회장은 당시 삼성전자 보통주 498만5464주와 우선주 1만2398주, 삼성생명 주식 324만4800주 등을 차명에서 실명으로 돌려놓은 바 있다.
결국 이맹희 씨의 요구는 숨겨진 재산에 대한 상속권이다. 그는 소장에서 "선친은 삼성생명 주식 등을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었다"면서 "타계 시 상속인들에게 법정상속분대로 상속됐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차명주식이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여 추가 소송 가능성도 남겨둔 상태다.
이 같은 이맹희 씨의 소송에 대해 삼성그룹은 일단 추의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그룹 관계자는 "이미 상속이 진행된 사안에 대해 왜 소송을 제기하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아직 정확하게 어떤 대응을 할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오히려 CJ그룹이다. 이맹희 씨의 아들인 이재현 회장이 그룹을 진두지휘하고 있는데다 그의 부인인 손복남 고문 역시 경영전략에 깊게 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재현 회장과 손복남 고문은 이맹희 씨와 평소 잘 연락하고 지내지 않는다는 게 그룹 내부의 전언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이맹희 씨가 제기한 소송 문제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아직 방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맹희 씨와의 연락 채널을 가지고 있어 설득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CJ 측이 이처럼 발벗고 나선 배경에는 삼성그룹과 대립각을 세워서 좋을 것이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대한통운 인수전에서 삼성과 맞붙어 홍역을 치룬 바 있고, 각종 사업에서 삼성가의 장손 그룹으로 적절치 못하다는 인식도 묻어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어떤 대응을 할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지만 CJ와 충분한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사장, 그리고 이재현 회장이 서로 사이가 좋은 편이어서 적극적인 대화가 오가면 원만한 내부적 합의로 마무리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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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