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순환 기자] 신세계 이명희 회장은 어떤 결정을 내릴까.
삼성가의 상속분쟁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고(故) 호암 이병철 회장의 막내 딸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판단이 이번 상속소송에 있어 또 하나의 큰 분수령이 될 것으로 재계에서는 보고 있다.
소송을 처음 제기한 장남 이맹희 씨와 차녀 이숙희 씨는 자신들과 관련된 그룹(기업)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거나 아예 참여를 하지 않은지 수십년 된 인물로 그간 세간의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이명희 신세계 회장(사진)은 직접 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어 그 경우가 다르기 때문이다.
CJ그룹이 삼성그룹과 불편한 관계가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이명희 회장이 상속분쟁의 한 당사자로 나서게 된다면 삼성그룹측은 CJ에 이어 신세계측까지 전선이 확대돼 더욱 곤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
신세계측은 상속분쟁과 관련해 현재까지 매우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민사소송 자체가 소송 당사자끼리의 개인적 문제이고, 그룹 총수의 속마음을 자의적으로 읽을 수도 없어 가볍게 움직일 수가 없다.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한 소송전에 있어 내부적으로 어떤 방침을 정한 것도 없고 말할 것도, 들은 바도 없다"는 게 법인 신세계그룹의 모습이다. 그룹 오너 경영인의 개인적 사안에 대해 말할 처지가 못된다는 것.
그럼에도 재계 밎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명희 회장이 이번 분쟁에서 아주 거리를 두고 모른척 하리라고는 예단하지 않는다.
이맹희씨는 " 원고(나)를 비롯한 다른 상속인들도 피고 이건희측이 언급한 차명재산에 대하여 그 존재조차 알지 못하였다"고 소장에서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이명희씨도 차명재산을 몰랐다는 추론이 가능하고 나름 이 건을 조사했을 소지가 있음을 읽게 한다.
게다가 이숙희씨의 소송건이 불거지자 이명희 회장도 소송을 준비중이지만 맏딸인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이 말리고 있다는 말들도 나오는 실정이다.
이인희 고문이 이명희 회장을 말리고 있다는 자체가 삼성측을 긴장시키기에는 충분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 "삼성과 신세계의 관계는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인간적·비지니스적 환경을 감안할때 이명희 회장이 소송전에 바로 나서기는 힘들 것"이라고 나름 풀이한다.
그는 "공개적으로 상속다툼을 벌이지 않더라도 이번 제기된 소송전 결과에 따라 비 공개적으로 오빠인 이건희 회장과 해결을 보는 게 낫다는 생각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기업활동을 하지 않은 오빠 이맹희씨, 언니 이숙희씨와 그룹을 이끌고 있는 이명희 회장의 입장은 큰 차이가 있고 때문에 더욱 신중해지고 전략적으로 움직일 수 밖에 없다는 게 재계내 일반적 시각이다.
이명희 회장은 1943년생으로 호암의 사랑을 막내딸인 만큼 듬뿍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한 고위 관계자는 "이명희 회장마저 상속분쟁에 나서면 이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문제로 직결되는 국내 재계의 최대 사변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솔그룹 이인희 고문은 소송에 참가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솔그룹은 "지난 97년 계열분리로 상속문제는 이미 끝난 일"이라며 "삼성가 맏이로 가정의 화합을 생각해 소송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집안의 맏이로서 책무감과 함께 이건희 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호평속에서 맏딸 이인희 고문은 이건희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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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장순환 기자 (circlejang@newspim.co.kr)